“돈 쓰는 맛나요”… 고물가에도 ‘여행’ 포기 못하는 2030

최정석 기자 2024. 4. 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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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민완씨는 다음 달 중순 일본 오사카 여행을 위해 비행기 티켓과 숙소를 최근 예매했다.

김씨는 지난 2월부터 회사 점심시간에 식당 대신 도시락집을 이용해 돈을 아끼며 해외여행에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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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경비 위해 식비 아끼며 적금 들기도
“만족도 높은 활동에 돈 ‘몰빵’하는 게 낫다”
지난 2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30대 직장인 김민완씨는 다음 달 중순 일본 오사카 여행을 위해 비행기 티켓과 숙소를 최근 예매했다. 김씨는 지난 2월부터 회사 점심시간에 식당 대신 도시락집을 이용해 돈을 아끼며 해외여행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는 “열심히 돈 벌고 힘들게 아꼈으니 가끔 돈 쓰는 맛도 느껴야 삶에 활력이 돈다고 생각한다”며 “고물가 상황인 만큼 평상시에는 돈을 아끼고, 반년에 한 번 정도는 짧게 국내든 해외든 여행을 다녀올 것”이라고 말했다.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여행을 위한 지출은 망설이지 않는 분위기가 젊은 층 사이에서 생기고 있다. 평소 식비를 아껴 여행 경비를 마련하거나, 아예 여행용 적금을 드는 경우도 있다. 일상 속에서 돈을 아끼며 억눌렀던 소비 욕구를 여행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2030세대가 올해 1, 2월 여행에 지출한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30세대는 고물가 국면에서 밥값을 아끼면서까지 여행에 투자하는 이유를 ‘삶의 효용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차피 돈을 써야 한다면 본인이 만족감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분야에 소비를 ‘몰빵’하는 게 낫다는 심리다.

지난해 말 첫 직장에 취업한 안모(29)씨는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매달 15만원을 저축 중이다. 그러면서 외식을 최대한 줄이고 점심에는 구내식당, 저녁에는 집에서 밥을 먹고 있다. 안씨는 “이제 막 월급쟁이가 돼서 돈 쓰는 맛을 좀 느끼고 싶은데, 물가가 높아 뭘 사든 가격 대비 만족감이 너무 떨어진다”라며 “답답해하던 와중에 친구가 물가가 낮은 동남아에 여행을 간다길래 같이 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5월 어린이날 연휴에 제주도 여행을 계획 중인 직장인 한 모(32)씨는 “돈을 차곡차곡 모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죽을 때까지 저축만 하고 싶지는 않다”며 “돈을 쓰는 만큼 만족감이 수십배로 돌아오는 게 여행인 것 같아, 쓸데없는 소비를 하느니 차라리 여행 경비에 돈을 몰아 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 젊은 층 이외에 다른 국가에서도 이러한 소비 경향이 나타난다. 메리어트 본보이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중화권 제외) MZ세대 여행 수요와 경향을 분석한 결과, 응답자 73%가 올해 최소 2번의 여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외식(60%), 쇼핑(57%) 등을 줄여서라도 여행과 휴가에 더 많은 돈을 쓸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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