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아모레퍼시픽, 中서 접은 뷰티 날개 美·日서 폈다

조유빈 기자 2024. 4. 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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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수익성 개선…미주 등 서구권서 큰 폭 성장
국내 이익 개선 배경에 ‘리브랜딩’…日시장 확장에도 박차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K-뷰티 선봉' 아모레퍼시픽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북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상승했고, 국내 시장 이익도 개선됐다. 중국 매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리브랜딩 캠페인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화장품 부문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시장 대신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글로벌 사업 지형 재편을 통해 올해 연간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모습 ⓒ연합뉴스

젊어지는 설화수·헤라…트렌드 입고 매출 성장

30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68억원, 영업이익 8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서구권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세와 국내 이익 개선에 힘입어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국내 사업에서는 화장품 부문 성장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한 5636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8% 성장했다.

화장품 부문이 선방한 배경에는 '리브랜딩'과 신제품 출시가 있다. 실적을 낸 설화수나 헤라, 라네즈, 에스트라, 한율, 일리윤 등은 최근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해 포토폴리오 다변화에 나선 뷰티 브랜드들이다. 특히 설화수나 헤라 등 대표 브랜드는 블랙핑크 로제와 제니 등을 모델로 기용하면서 제품의 타깃층을 MZ세대로 본격 설정하고, 신제품 출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설화수가 선보인 스틱 타입 립 제품인 윤조립밤과 퍼펙팅 립컬러는 브랜드에 새로운 이미지를 더했다는 평가다. 브랜드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는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매진하고 있는 '브랜드 코어 강화 작업'과도 맥락을 함께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설화수는 지난 2022년 블랙핑크 로제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하면서 젊은 이미지를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캡처

MBS 채널로 2030과 접점…자회사의 활로로

2030세대와는 멀티브랜드숍(MBS)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마주했다. 신제품이나 리뉴얼 제품들은 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MBS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에스트라의 아토베리어 365크림은 올리브영 더마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유지했고, 라보에이치의 두피 강화 샴푸도 '올영 픽(Pick)' 샴푸 카테고리 선두를 차지했다. 한율의 비타톤업 애플존 패드 등은 올리브영 온라인몰 마스크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하며 효자 제품으로 등극했다.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도 유의미한 매출을 올렸다. 파워퍼프걸과 협업한 일리윤 제품들이 크게 인기를 끌었고, 이 중 '레드이치' 라인은 바디케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자회사들도 MBS를 통해 활로를 넓히고 있다. 에이블리, 무신사 등 신진 플랫폼에서 선전한 에뛰드의 전체 매출은 증가했고, 에스파 윈터를 앰버서더로 기용한 에스쁘아는 MBS와 이커머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오설록은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 성장을 맛봤다.

이니스프리는 국내 오프라인 로드숍이 줄어들면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지만, 최근 MBS 채널을 확대하면서 젊은 고객들의 유입을 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도 MBS를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내놓으며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도쿄 시부야의 아모레퍼시픽 옥외광고 ⓒ아모레퍼시픽 제공

중국 시장 부진, 서구권 성과로 커버…日시장도 확장

해외 사업에서는 서구권을 중심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실적은 중국 시장 부진의 영향으로 매출 4조213억원, 영업이익 1520억원에 그쳤다. 국내 내수 채널의 성장은 지속됐지만, 중국에서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그 여파가 고스란히 미친 것이다. 그러나 올 1분기 서구권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여파를 극복했고, 아시아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특히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활약하면서 미주에서 40%,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서 52%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썼다. EMEA에서는 특히 라네즈가 립 카테고리와 스킨 케어 매출을 2배 이상 늘리며 전체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해외에서도 MBS를 통해 소비자와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영국 멀티 뷰티 스토어인 '스페이스 NK'에 입점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세포라 채널에서 리브랜딩 캠페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서구권에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투트랙 전략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혀 간다는 전략이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1분기 실적은 중국을 빼면 좋다"며 "지역 다변화와 브랜드 효율화를 통한 자연 성장이 확실한 개선세"라고 분석했다. 일본 시장 확대 역시 '탈중국'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미 에뛰드와 이니스프리를 일본에 안착시킨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헤라와 에스트라를 일본에 런칭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을 열고, 일본을 대표하는 버라이어티 스토어인 '로프트' 전국 매장에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브랜드를 집결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대표적인 K-뷰티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취지다.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의 실적 상승을 통해 연간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지형 재편을 추진하는 데 이어 새롭게 설정된 집중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해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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