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씩 받는다는 메타 직원들, 실상은 해고 위기와 암울한 전망

민서연 기자 2024. 4. 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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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목표는 비용절감, 또 직원감축 나선다
AI로 매출내고 있는 MS·구글과 달리 투자만 늘어가는 메타의 AI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빅테크 기업 메타플랫폼(메타)의 직원들의 절반이 연봉을 5억원 이상씩 받는 소식이 최근 화제가 됐었다. 메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연봉의 중간(median)값이 37만9000달러(5억2264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메타에 다니기만 하면 2명 중 1명은 고연봉을 받는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었지만, 앞으로도 메타가 이같은 연봉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메타는 이미 구조조정 중이고, 2022년부터 현재까지 해고된 인원이 전체 직원 중 22%에 달했다. 게다가 월스트리트가 평가하는 메타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다보스에 표시된 메타플랫폼(메타) 로고. /연합뉴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메타의 감원, 호실적에도 주가는 폭락

29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메타의 플랫폼들을 감독하는 전문가, 변호사, 학자들로 구성된 메타 감독위원회는 지난주에도 일부 직원들에게 해고될 수 있음을 알렸다. 어떤 직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인지는 익명성 보장을 위해 공개되지 않았다. 스티븐 닐 감독위원회 신탁 의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목표였던 인원감축 및 비용 절감은 우리 업무의 가장 우선순위이자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결정이고, 향후 메타의 운영을 더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 투자자들은 그간 메타 감독위원회가 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메타 감독위원회는 페이스북 등 메타가 운영하는 여러 소셜미디어(SNS)들이 일관되지 않은 정책을 갖고 있고, 플랫폼을 훼손했다는 비난이 격해지면서 만들어진 별도의 감사기관이다. 약 40명의 외부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페이스북 사용자들에 대한 독립적인 판결을 내리는 소셜미디어 버전의 대법원 역할을 하는 동시에 각 플랫폼들의 운영, 비즈니스 방식 등을 총체적으로 관리한다.

감독위원회는 문제가 되는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하고, 각 플랫폼 운영에 어떤 정책이 가장 필요한지 제시한다. 예컨대 지난주 감독위원회는 인공지능(AI)이 생성한 딥페이크 콘텐츠에 대한 대응방식을 검토하기도 했는데, 이날 WP에 따르면 감독위원회는 메타 플랫폼들의 가장 큰 과제를 인적자원효율화 및 비용 감축으로 본 것이다. 메타 대변인 앤디 스톤은 성명을 통해 “감독위원회가 계속해서 메타의 쇄신에 전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강력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감독위의 관점을 중요하게 여기며, 현재까지 그들의 강력한 결정들을 따라왔고 앞으로도 업데이트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타의 감원은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을 ‘효율화의 해’로 선언한 후 투자자들에게 중간관리자를 축소해 신속한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해 추가 감원을 시사했고 지속적으로 직원을 감축해왔다. 그럼에도 메타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어둡다. 메타는 최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25일 뉴욕증시에서 메타는 장중 15% 넘게 떨어지며 414.50달러까지 기록했다. 이후 메타는 주가를 소폭 회복했지만, 이날도 2.41% 하락한 432.6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돈 먹는 하마’된 메타의 AI...매출은 안나오는데 투자비용은 급증

시장에서는 메타의 성장성이 정체된 상황에서 비용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2분기 실적 예상치가 시장 전망치를 밑돈다. 메타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이 365억 달러∼3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 중간값(377억5000만 달러)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수준이지만, 시장 전망치(383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출 전망은 줄어들었는데, 메타가 미래먹거리로 집중하고 있는 AI부문에 대한 투자 지출은 늘었다. 올해 메타의 자본 지출은 기존 전망치 300억∼370억 달러에서 350억∼400억 달러로 올려잡았다. 이는 AI 로드맵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를 계속 가속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메타 측은 설명했다. 수잔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우리는 야심 찬 AI 연구와 제품 개발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내년에도 자본 지출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도 않고 있는데 투자만 계속 늘어가면서 AI분야에 대해 ‘돈먹는 하마’라는 말도 나온다.

똑같이 AI에 천문학적인 돈을 태우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호실적과 함께 전망도 밝은데, 그간의 투자가 결실을 맺어 실제 매출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MS의 경우 AI를 탑재한 클라우드 애저(Azure)나 생성형AI 붐을 일으킨 오픈AI의 챗GPT,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한 ‘MS 365 코파일럿’도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알파벳 역시 주력 매출 분야인 광고와 함께 AI를 활용한 클라우드 매출이 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반면 메타가 막대한 돈을 퍼부은 메타버스 산업은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메타가 AI와 함께 주력하고 있는 메타버스 헤드셋을 만드는 리얼리티 랩(Reality Labs)의 매출은 1년 전보다 30% 늘어난 4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년 전(39억9000만달러)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3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사들이 메타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한 이유다.

메타는 매출의 98%를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뚜렷한 캐시카우가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실적 발표가 이어지자 저커버그의 순자산은 하루만에 180억달러(약 24조8500억원) 넘게 증발했다. 저커버그는 실적발표 후 “선도적인 AI를 구축하는 것은 다른 경험보다 더 큰 작업이 될 것”이라며 “과거에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주가 변동성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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