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여친 살해·유기한 20대, 선처 호소하며 항소심서 인용한 말

노기섭 기자 2024. 4. 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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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연인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까지 인용하며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심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2부(고법판사 김종우·박광서·김민기)는 A 씨의 살인 및 시체유기, 절도 등 혐의 사건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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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고법 “진정 반성하는 태도인지 의심”…1심 판결 ‘징역 30년’ 유지
법정 내부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자신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연인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까지 인용하며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심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2부(고법판사 김종우·박광서·김민기)는 A 씨의 살인 및 시체유기, 절도 등 혐의 사건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다. A 씨는 지난해 4월 10일 밤부터 이튿날 자정 사이 경기 화성시 한 도로 위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연인이던 B(당시 18세) 양과 말다툼을 한 뒤 B 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범행 직후 B 양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의 계좌로 10만 원을 송금하기도 했으며, 이후 B 양의 시신을 경기 수원시 한 등산로 인근 샛길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후 목숨을 끊겠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낸 뒤 모텔에서 번개탄을 피웠으나, 지인들에 의해 구조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B 씨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피해자와 다투던 중 살해한 점, 이후 피해자 휴대폰을 이용해 피해자 언니와 문자메시지 주고받고, 피해자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도 해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은 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 씨는 "원심 선고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는데, 2심 재판부는 이 주장에 대해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수차례 반성문에서 ‘분노와 어리석은 행동은 나란히 길을 걷는다. 그리고 후회가 그들의 발굽을 문다’는 문구를 쓰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며 A 씨의 유리한 사정을 공개했다. A 씨는 반성문에서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특정할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전달받은 불상의 약을 이 사건 살인 범행 이전에 먹었다면서 그것 때문에 살인 및 시체유기 전후의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나, 누구로부터 어떤 약을 받은 것인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이를 특정할 수 없다는 진술은 경험칙 상 이해하기 어렵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피고인은 살인 범행 직후에도 지인과 사이에 마사지업소 예약과 출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자를 주고받았다. 진정 범행 당시 기억이 없었던 것인지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피해자와 사회에 끼친 해악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면서 진정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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