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1위 등극, 역주행 비결은?”…삼체·듄, e북 되살렸다
종이책 19배·e북 23배 팔려
종이책 순위 서서히 올라갈 때
e북은 단숨에 베스트셀러 1위
가격 저렴해 30대에 인기 높아
30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3월 공개된 주요 영화·드라마의 원작 소설 종이책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3배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e북(전자책) 판매량은 약 23.3배로 증가했다. 개정판 등으로 올해 새롭게 출간된 책을 감안하더라도 종이책이나 e북 모두 관련 영상 콘텐츠 공개 이후 판매량이 기록적으로 증가한 것은 물론, 이런 원작 소설에 한해서는 e북이 종이책보다 더 큰 폭의 신장률을 보인 셈이다. e북은 종이책에 비해 시장 규모가 매우 작다보니 매년 비슷비슷한 판매량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체’는 스스로 망가져가는 인류에 환멸을 느낀 여성과 교신으로 시작된 외계 문명의 위협을 다룬 SF 장편소설로 국내엔 지난 2013년 출간됐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200위권 밖에 있던 책이다. 하지만 소설 1부인 ‘삼체 1: 삼체문제’는 넷플릭스 드라마 공개 직후인 3월 넷째주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셀러(온·오프라인 전체 판매량 순위) 종합 35위에 올랐다. 이어 4월 첫째주엔 소설 1위, 둘째주엔 종합 4위에 등극했다.
e북의 성과는 더욱 눈에 띈다. 교보문고에서 ‘삼체’ 1·2·3부가 나란히 e북 소설 1~3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e북 종합 순위에서도 최근 일주일 동안만 무려 56계단을 오를 정도로 판매량이 급등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도 3월 넷째주 ‘삼체 세트’(1·2·3부)의 종이책은 종합 46위로 베스트셀러에 진입해 종합 4위까지 계단식으로 오른 반면, 같은 상품의 e북은 단숨에 종합 1위에 올라 6주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주요 도서 대부분이 e북으로도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차이다.
물론 영화·드라마 원작 소설 자체가 종이책보다 e북이 더 많이 팔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영상 콘텐츠가 공개된 뒤 원작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를 때는 e북 시장에서 더 큰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책을 읽는 목적이 책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영화나 드라마의 세계관에 더욱 깊이 몰입하기 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 개봉 1~2주 전부터 원작 소설의 판매량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e북은 종이책보다 저렴한 데다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구매 즉시 열람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영상 콘텐츠를 주로 즐기는 소비자들 상당수가 e북 같은 디지털 형태의 미디어에 익숙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화·드라마 원작 소설의 e북 구매는 젊은 층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일례로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1월 영화 ‘웡카’ 개봉 후 2개월 간 원작 소설을 종이책으로 구매한 소비자 가운데 30대 이하는 16.1%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책을 e북으로 구매한 소비자 중에서는 30대 이하가 절반이나 됐다.
교보문고가 올해 1~3월 역주행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주요 원작 소설 6편의 구매 연령대별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종이책은 40%에 그쳤지만, e북은 58%에 달했다. 반대로 40대와 50대는 e북보다 종이책에서 더 높은 비중을 치지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원작 소설의 e북 구매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e북 소비층이 젊은 남성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월 출간된 이사구 작가의 연작 소설집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의 e북은 출간 전 드라마 제작이 확정되면서 아직 드라마가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영상 콘텐츠 업계에서 인기 소설을 일종의 흥행 보증수표로 여기다 보니 소비자들에게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라면 ‘믿고 본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반면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의 종이책은 아예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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