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 프로젝트 이어 세계 최대 '인간 면역 프로젝트' 착수

면역체계 비밀 해독이 목표

인간 면역 체계는 체내 분자, 세포, 기관 사이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복잡한 네트워크로 질병이나 노화 등 인간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간 면역 체계를 해독하고 전 세계 보건 수준을 개선하려는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가 본격적화했다. 면역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인간 면역 체계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 도구 개발이 포함됐다.

'인간 면역 프로젝트(HIP)'는 29일(현지시간) 세계 면역학의 날을 맞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간 면역 체계 데이터를 구축하고 AI 도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로드맵을 발표했다. HIP는 2016년 '인간 백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돼 인체 면역 연구를 수행하다가 2022년 생물학과 AI를 접목한 이번 프로젝트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환된 국제 비영리단체다.

인간 면역 체계는 체내 분자, 세포, 기관 사이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복잡한 네트워크다. 병원균의 침입과 스트레스 요인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반응해 신체를 방어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유아기의 생존이나 질병 발생 여부, 노화, 수명 등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됐다.

한스 키어스테드 HIP 최고경영자(CEO)는 "면역 체계는 인간 건강의 근원지"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면역 체계의 비밀을 밝히고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할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로선 면역 체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의 규모와 범위가 매우 부족하다고 본다. 먼저 연령, 인종, 지역 등 인류 다양성에 따른 면역학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 아프리카, 호주, 동아시아, 유럽, 중동, 북미, 남미에 최대 10개의 면역 데이터 수집 사이트를 설립하고 5년간 약 5000명으로부터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가 수집되면서 HIP는 면역 반응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한다. AI 모델은 인간 면역 체계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신약 개발과 개인 맞춤형 의료,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키어스테드 대표는 "인간 면역 프로젝트는 과학계와 의료계를 혁신할 수 있는 지식과 도구를 제공할 수 있는 입지를 구축 중"이라며 "글로벌 노력을 이끌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