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

김경선 2024. 4. 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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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이건이 추구하는 SF는 인간을 향한다.

무자비하다고 여겨질 만큼 극한의 사고실험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파고드는 것이다.

<대여금고> 는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다른 사람 몸에 빙의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포세 특유의 절제된 단문과 명징한 묘사, 음악적인 독백의 문체, 공회전하듯 반복적으로 되감기되는 좌절과 희망, 믿음과 의심, 자책과 회심의 문장은, 막다른 길에 봉착한 인간의 내면 심리에 대한 강력한 몰입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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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추천 도서

대여금고 장르 소설 출판사 허블 그렉 이건 금액 1만9천원

그렉 이건이 추구하는 SF는 인간을 향한다. 무자비하다고 여겨질 만큼 극한의 사고실험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파고드는 것이다. 전작 〈내가 행복한 이유〉의 키워드가 ‘경이감’과 ‘작가들의 작가’였다면, 이번 소설집 〈대여금고〉는 ‘(하드 SF만의) 서정성’과 ‘(거장들에게 영감을 준) 원천’이다. 서정성을 획득하는 방식에서, 서정소설은 이미지가 주는 여운에 집중한다면, 〈대여금고〉는 과학적 상상력이 주는 여운에 집중한다. 이러한 특징은 표제작 「대여금고」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데, 바로 이 여운을 확보하기 위해 그는 의도적으로 과학적 설명을 하지 않는다. <대여금고>는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다른 사람 몸에 빙의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소설은 어떤 방법으로 천여 명의 아이들이 자신들의 육체를 주인공에게 빌려줄 수 있었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갖게 된 주인공이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과학의 빈자리를 숭고의 감각으로 채워 넣는다.

샤이닝 장르 소설 출판사 문학동네 욘 포세 금액 1만3500원

〈샤이닝〉은 어느 초겨울 저녁, 삶이 지루해 무작정 차를 몰고 나갔다가 어둡고 깊은 숲 속 눈밭에 고립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차바퀴가 빠져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그는 공허함을 느끼며 차 안에 앉아 있다가 점점 두려워진다. 급기야 날은 어두워지고 눈까지 내린다. 온 길을 되짚어보던 그는 절박한 마음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으러 숲속으로 들어가고, 거기서 피로와 추위와 배고픔에 방황하던 그에게 예기치 않게 신비한 존재들(순백색의 흰빛을 내뿜는 존재, 어머니와 아버지로 보이는 노부부, 검은색 양복을 입 은 남자)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불가해한 이 만남 속에서 그는 이 숲을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포세 특유의 절제된 단문과 명징한 묘사, 음악적인 독백의 문체, 공회전하듯 반복적으로 되감기되는 좌절과 희망, 믿음과 의심, 자책과 회심의 문장은, 막다른 길에 봉착한 인간의 내면 심리에 대한 강력한 몰입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김경선 / skysuny@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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