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트라우마' 지금도 계속…"상흔 남아 가계소비 악영향"

김혜지 기자 2024. 4. 30. 12: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 일자리를 잃은 과거 경험으로 인해 국민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한국은행 내부에서 나왔다.

이에 최 연구위원이 한국노동패널 자료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등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개인·거시 실업 경험이 각각 1 표준편차 증가할 때마다 소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각각 0.011%, 2.9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은 BOK경제연구…과거 실업경험, 소비에 유의미한 '마이너스' 영향
지난 2012년 외환위기 금융 피해자들의 결의대회 모습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 일자리를 잃은 과거 경험으로 인해 국민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한국은행 내부에서 나왔다.

한은이 30일 펴낸 '실업 경험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장기효과 분석' 제하의 BOK경제연구 보고서에는 이러한 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이 담겼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가계소비는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비교적 크게 둔화한 후 이전 증가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소위 '상흔 소비(scarred consumption)' 연구를 우리나라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 연구위원이 한국노동패널 자료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등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개인·거시 실업 경험이 각각 1 표준편차 증가할 때마다 소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각각 0.011%, 2.9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개별적으로 겪은 실업 경험보다, 우리 경제가 대내외 충격 등에 따라 일제히 겪어야만 했던 대규모 실직 경험이 미래 소비를 더욱 끌어내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과는 미국의 연구에서 개인 실업 경험의 1 표준편차 증가에 따른 소비 감소(-0.92%)보다 거시 실업 경험의 1 표준편차 증가에 따른 소비 감소(-1.60%)가 더 크다는 결과와 유사하다"며 "우리나라에서 (미국보다) 개인보다 거시 실업 경험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과거 실업 경험은 미래 대부분의 시점에 미래 총소득을 유의미하게 예측하진 못했다. 보고서는 "이는 과거 실업 경험이 미래 소득 감소 경로를 통해 소비를 감소시키진 않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실업 경험과 자산까지 연계해 분석한 결과 보고서는 "실업 경험에 따른 소비 감소는 주로 총소득과 총자산이 작은 가구에서 나타났다"며 "총자산이 최상위인 가구에서는 실업 경험이 증가해도 소비 감소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업 경험은 주로 비내구재에 대한 수요를 낮춰 소비를 감소시켰다.

보고서는 "내구재는 실업 경험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 비내구재는 음(-)의 부호를 나타냈다"며 "비내구재를 기초, 선택, 교육재로 나눠 보면 기초 및 선택재를 중심으로 실업 경험에 의해 소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내구재의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스마트폰 등과 같은 전자제품의 성장세에 힘입어 실업 경험에도 불구하고 양의 부호를 나타낸 것으로 최 연구위원은 추측했다.

결과적으로 최 연구위원은 "과거 실업 경험은 가계 소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음의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과거 충격이 상흔(흉터)이 돼 가계소비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흔 소비는 미래 소득을 감소시키는 경로보다 주로 저축을 늘리는 자산축적 경로를 통해 발생했다"면서 "부문별로는 소득 및 자산 보유 취약계층,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