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이 바위에 순간접착되는 원리로 10초 만에 나노입자 조립

이병구 기자 2024. 4. 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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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홍합이 바위에 순식간에 붙는 원리를 응용해 나노입자를 초고속으로 조립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정현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홍합이 물 속에서 다리 모양의 '족사'를 뻗어 바위 표면에 순간적으로 붙는 원리를 모방해 나노입자를 초고속으로 조립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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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은 물속에서 접착제 역할을 하는 족사라는 단백질을 방출해 바위에 잘 붙어있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팀이 홍합이 바위에 순식간에 붙는 원리를 응용해 나노입자를 초고속으로 조립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나노입자 기반 소자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정현호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홍합이 물 속에서 다리 모양의 '족사'를 뻗어 바위 표면에 순간적으로 붙는 원리를 모방해 나노입자를 초고속으로 조립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공개했다고 30일 밝혔다.

홍합은 물속에서 접착제 역할을 하는 족사라는 단백질을 방출해 바위에 잘 붙을 수 있다. 단백질과 함께 분비된 지방산이 수산기를 제거해 바위 표면과의 접착력이 강화된다. 수산기는 화학식에서 '-OH'로 표시되는 물질의 특성으로 나노입자의 조립 속도를 늦추는 원인이다. 

기존 나노입자 조립 기술은 공정시간이 수 시간 정도로 매우 길어 산업적인 대량 생산과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홍합이 수산기를 제거하는 원리를 모방해 나노입자가 대상 표면에 조립되는 속도를 향상했다.

홍합에서 영감을 받은 나노입자 조립 기술을 설명한 그림(왼쪽)과 연구팀이 10초 만에 조립한 나노 입자 코팅. GIST 제공

연구팀은 나노입자 조립 과정에서 수산기를 제거할 수 있는 양성자(H+)를 추가하고 표면의 전기적 에너지를 조정해 나노입자와 표면 사이의 정전기적 인력을 강화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조립 방법으로 10초 안에 목표 표면에 입자를 조립해 냈다. 기존 방법보다 최대 1000배 빠른 속도다.

양성자를 추가한 조립 방법은 유리나 플라스틱 등 다양한 표면 위 넓은 면적에서 나노입자를 몇 초 만에 조립한다. 또 재료 표면에 선택적으로 나노입자를 배치하면 안료나 광학 암호화 장치 소자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나노입자를 표면에 코팅할 때 부분적인 결함만 재코팅할 수도 있다.

정현호 교수는 "빠르고 쉬운 나노입자 조립이 고성능 나노소자 생산의 효율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특히 광학 의료 진단기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 광통신 시스템과 같은 첨단 장치 및 기술 상용화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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