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정현호 교수팀, 초고속 나노입자 조립 기술 개발

홍합 '족사'에 착안, 기존보다 1000배 빠르고 쉽게 조립

이주형 석박사통합과정생, 정현호 교수, 김도은 박사과정생, 마지영·김규린 석박사통합과정생, 한장환 박사후연구원, 김현민 석박사통합과정생(앞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지스트 제공)/뉴스1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홍합의 '족사'에서 영감을 받아 나노입자 초고속 정전기적 조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홍합이 물속에서 방출하는 '족사'라는 단백질은 홍합이 바위에 잘 붙어 있을 수 있도록 접착제 역할을 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정현호 교수 연구팀이 홍합의 수산기 분리 메커니즘에 착안해 나노입자의 조립 기술을 고안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존의 나노입자 조립 기술은 추가적인 장비나 에너지가 필수적이며, 정전기력 기반 조립 기술의 경우에도 전처리 및 시간 단위의 긴 공정시간이 필요해 산업적인 대량 생산 및 상용화에 요구되는 속도(1- 20m/분)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 성과로 기존 대비 최대 1000배의 속도로 몇 초 내에 조립이 가능해져 그간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나노입자 기반 소자의 대량 생산 및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입자 조립 기술의 핵심은 대부분의 물질이 물과 상호작용하여 표면에 생성하는 수산기를 제거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양성자를 추가하여 수산기를 제거하고 표면전위를 조정, 나노입자 표면으로의 정전기적 인력을 강화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10초 안에 웨이퍼 전면의 입자 조립이 가능, 기존 방법보다 최대 1000배 빠른 속도로 나노입자를 표면에 고밀도로 조립할 수 있어 사업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상용화의 가능성을 높였다.

정현호 교수는 "빠르고 쉬운 나노입자 조립을 통해 고성능 나노소자의 산업 생산 간의 격차를 줄이는 효율적인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광학 의료 진단기기, AR/VR 기술, 광통신 시스템과 같은 첨단 장치 및 기술이 실제의 삶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정현호 교수가 지도하고 김도은 박사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권두삽화 (Frontispiece)로 선정돼 지난 18일 출판됐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