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르 인도대사 “한-인도, 그린수소 협력 잠재력 풍부”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4. 4. 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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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밋 쿠마르 주한인도대사 인터뷰
한국이 8번째로 수출 많이하는 인도
에너지·제조 분야 협력 더 늘것
韓 대기업 인도 진출, 중소기업에도 기회
인터넷·대중교통 등 한국 인프라 훌륭
아밋 쿠마르 주한인도대사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주한인도대사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주한인도대사관>
중국을 제치고 인구 1위를 차지한 국가. 미중 갈등 고착화 속 지정학적 입지가 더욱 단단해지고 있는 나라. 최근 인도를 표현하는 많은 수식어들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인도는 사실 한국과는 더 오래전부터 긴밀한 경제・외교적 관계를 이어왔다.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한국과 인도는 이미 외교, 국방,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가 쌓아온 가까운 관계는 특히 경제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인도는 2022년 수출 기준 한국의 제8위 상대국이다. 2010년 한국과 인도 사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이 체결된 이후 한국의 대인도 수출은 2010년 114억3460만 달러에서 2022년 188억7010만 달러로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양국은 수교 50주년과 인도의 주요 20개국 협의체 (G20) 의장국 수임을 맞아 5월과 9월 두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더 두터운 관계를 쌓아왔다는 평가다.

여기서 쿠마르 대사가 양국이 향후 더욱 긴밀한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한 대표적인 분야는 그린수소 등 에너지다. 한국 정부는 그린 수소를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보고 있고 그린수소를 생산할 역량도 갖췄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해야 하는 탓에 필요한 그린수소를 모두 독자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란 점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쿠마르 대사는 “인도는 2030년까지 500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전체 에너지 중 절반을 화석연료가 아닌 에너지로 충당하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면서 “인도는 일조량이 풍부해 전세계에서 태양광 에너지가 가장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그린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고 한국처럼 그린 수소를 필요로 하는 국가에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약, 인공지능(AI) 기술 분야에서도 인도와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설명이다. 쿠마르 대사는 인도는 ‘세계의 약국’이라 불릴 정도로 원료의약품을 많이 수출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한국도 70% 가량의 원료의약품을 인도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쿠마르 대사는 “한국이 인도의 원료의약품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설명했다. AI와 관련해서는 “한국에서는 통합 IT 서비스 기업이 아직 없고, 대기업들이 각자의 시스템 통합(SI)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인도의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 ‘인포시스’ 등이 이같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을 ‘탈중국’ 하면서 인도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3위 파운드리 기업 PSMC가 인도 타타그룹과 협력해 약 110억달러(15조1700억달러)를 투자, 인도 최초의 상업용 반도체 제조 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에 생산 역량을 집중했던 애플도 서서히 인도에서 생산하는 전자제품 비중을 늘려갈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 기업들과 투자 기관들도 인도에 주목, 인도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도 인도에 전기차 생산거점을 확장했으며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도 이달 초 신흥국 첫 해외 거점으로 인도 뭄바이 사무소를 개소했다.

쿠마르 대사는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진출을 확장하는 현상이 한국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현대차 그룹이 인도에 진출했을 때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현대차 그룹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인도에 함께 진출했다”며 “이는 향후 해당 기업들이 인도 현지에서 폭스바겐 등 다른 외국 기업으로도 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이미 이런 현상은 현실화되고 있다. 그는 “한국 반도체·모바일 관련 기업 심텍이 마이크론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인도에 공장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한국과 인도가 경제적인 관계 만큼이나 민간 교류도 넓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씽크탱크, 대학, 문화, 관광 측면에서 활발한 인적 교류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마르 대사는 인도공과대학에서 기계공학 학사를 취득한 뒤 1995년에 인도 외교부에 입사해 일본, 중국, 독일, 튀르키예, UN 등에서 외교관 생활을 해왔다. 주한 인도 대사로 재직 전에는, 미국 시카고 인도 총영사관의 총영사를 지냈다. 그는 “한국은 매우 지내기 편한 나라”라며 “인터넷 연결 속도, 대중교통 등 인프라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매우 훌륭한데 이는 현지에서 지내봐야만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즐겨 먹는 한국 음식을 묻는 질문에는 “비빔밥은 나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 음식이며 순두부, 해물전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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