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루닛, 500조 항암제 시장 출사표...글로벌 빅파마와 면역항암제 임상 나선다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4. 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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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스코프’ 활용 공동임상 계약 임박
ADC 등 차세대 항암제 임상도 기대
볼파라 외 추가 해외 M&A도 추진
서범석 루닛 대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와 손잡고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스코프’를 활용한 면역항암제 임상에 나선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3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현재 5곳이 넘는 글로벌 빅파마의 신약 개발에 루닛스코프를 활용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히고 있다”며 “이 중에서 면역항암제를 다루는 글로벌 빅파마 1곳과 루닛스코프를 활용한 공동임상 관련 상용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진행해 왔던 공동연구 수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신약 개발에 루닛스코프가 본격 적용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신약 개발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루닛스코프는 항암제 치료 연구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차세대 항암제 임상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루닛스코프는 암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 이미지를 분석해 면역항암제에 대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AI 플랫폼이다. 환자가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어떤 치료가 좋을지 예측하는 일종의 AI 기반 ‘동반진단’인 셈이다. 루닛스코프를 사용하면 기존에는 낮은 반응률이 예상돼 면역항암제를 처방받지 못했던 환자 중 효과가 있을 만한 환자를 추가로 선별할 수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항암제 매출이 늘어나고, 항암제 개발에 들어가는 임상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신약 개발에 상당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제약사에게 루닛스코프가 게임체인저로 통하는 이유다.

실제 지난해 34조원 매출을 달성한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경우 루닛스코프를 통해 최소 1.5배 높은 반응률 향상을 이끌어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스트라제네카의 ADC 항암 신약인 ‘엔허투’는 고형암 대상 임상2상 기준 전체 환자의 11.6%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지만, 루닛스코프 기술을 활용한다면 이 같은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서 대표는 “루닛스코프를 활용한 분석은 기존 바이오마커 대비 약 20% 높은 치료반응 예측 가능성을 제공해 면역항암제 처방 가능 환자를 추가로 찾아주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규 면역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보니, 특히 면역항암제 시장에 후발 진입하려는 제약사에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추가적인 인수합병(M&A) 또는 전략적 지분 투자도 예고했다. 미국에 폭넓은 유통망을 보유한 뉴질랜드의 AI 기반 유방암 진단 소프트웨어 기업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 인수 작업이 현재 마무리 단계인 상황에서, 데이터와 영업망을 비롯해 루닛의 외형을 키울 수 있는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전략을 앞으로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실제 다수의 해외 의료 AI 업체로부터 인수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서 대표는 “테리 토마스 볼파라 최고경영자(CEO)가 루닛의 최고사업책임자(CBO)를 겸업하기로 했다”며 “헬스케어, IT, 임상 워크플로우, 환자 관련 경험 등에서 통찰력을 지닌 인재를 흡수해 조직을 키우는 것의 무형적 가치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루닛은 다음달 31일부터 6월 4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4’에 참가한다. 루닛스코프 플랫폼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면역항암제 치료에서 AI가 어떻게 필수적인 바이오마커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서 대표는 “이번 ASCO에서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큰 7편의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특히 루닛스코프를 활용해 면역항암제 효과를 예측하는 연구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루닛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회사 측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대형 투자기관의 지분율이 지난해 9월 대비 올해 3월 기준 약 2배 증가했다. 서 대표는 “이들 대형 펀드는 장기 투자자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대형 펀드 외 연기금 투자도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양질의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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