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박카스, 슬플때나 기쁠때나 우리 삶에 활력과 생기를 주는 국민 에너지 드링크.

2024. 4. 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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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은데 어떤 걸로 마음을 전해야 할지 고민될 때, 수백 마디의 말 대신 진심을 전하고 싶을 때 슬쩍 건네면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무엇이 떠오르나요? 나는 바로 “박카스-!”를 외치게 됩니다. 이렇듯 박카스는 단순히 '피로회복제'를 넘어 우리 삶에 활력과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올해로 출시한 지 무려 61주년을 맞은 박카스는 출시부터 지금까지 국민들의 애환을 함께하며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제품으로 늘 정상 자리를 지켜 왔습니다. 특히 잔잔하지만 공익적인 메시지를 담은 박카스 광고는 매 회 호평을 받으며 국민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오랜 시간 동안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켜 온 스테디셀러 박카스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합니다.

동아제약 박카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드링크의 대명사로 불리는 박카스는 동아제약에서 1961년에 출시한 에너지 드링크입니다. 출시 당시 오랜 식민 지배와 한국전쟁 이후 몸과 마음이 허약해진 국민들을 위해 출시된 것입니다. 평소 작명 센스가 남다르기로 유명한 동아제약의 강신호 명예회장이 직접 작명했습니다. 이러한 이름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술과 추수의 신 '바쿠스(Bacchus)'에서 유래된 이름인데 독일 유학 시절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 있는 바쿠스를 본 기억을 떠올리며 주당들과 풍년이 들도록 도와주는 바쿠스 신의 이름을 따오며 간장을 보호하는 이미지를 주고자 한 것이죠. 당시 회사 이름이나 성분명으로 제품명을 정하는 것에 그치던 시대에서 이러한 신화 속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습니다.

현재는 음용이 간편한 액체 형태로 판매되고 있지만 처음에는 알약 형태로 시장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박카스-정'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며 통에 알약을 담은 형태로 판매되었습니다. 제품의 인기는 나날이 끌면서 판매율 또한 높아 갔지만 당시 알약 제조 기술력이 좋지 않아 알약이 녹아 버리는 문제가 생기게 되었고, 이듬해 작은 유리용기에 담은 앰플 형태로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앰플 형태의 박카스를 선보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문제가 생깁니다. 운송 도중에 유리용기가 깨지는 문제가 생기면서 이 문제를 해결한 현재 형태의 박카스가 비로소 탄생하게 됩니다. 깨질 염려가 적은 단단한 유리병에 담긴 '박카스D'는 1963년 8월에 출시됩니다. 박카스D는 따로 물이 없어도 간편하게 마실 수 있고, 피로 해소뿐만 아니라 영양까지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출시 이후 꾸준히 큰 사랑을 받게 됩니다. 그러던 중 2011년 정부는 국민의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부작용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48개 품목을 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제도 개선을 단행하면서 박카스는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약국뿐만 아니라 편의점, 슈퍼, 할인점에서도 박카스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됩니다. 이렇게 의약외품으로의 전환 이후 박카스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2015년에는 제약회사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단일제품 가운데 최초로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됩니다. 박카스의 인기 고공 행진은 국내에서만 그치지 않고 수출도 지속 성장하고 있는데 주요 해외 판매 국가로는 캄보디아, 필리핀, 몽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제품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현지화 전략을 진행하는 가운데 캄보디아에서는 최초로 음료수 옥외 광고를 시도하는 등 나날이 해외에서도 그 입지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박카스의 '풀려라 5천만!, 풀려라 피로!' 광고

박카스는 '3M'이라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이어 나갔습니다. 여기서 3M이란 대량생산(Mass Production), 대량광고(Mass Communication), 대량판매(Mass Sale)에서 앞 글자만 딴 합성어입니다. 기존의 틀에 박힌 의사와 약사를 타깃으로 한 전통적인 의약품 광고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나 TV를 포함한 모든 매체에 광고를 송출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대량광고는 정말 보기 어려운 케이스였죠. 광고 효과는 단번에 나타났습니다. 박카스D는 출시 1년 만인 1964년에 670만 병이 팔려 나가면서 시장에 안전하게 자리매김을 합니다. 이렇게 시장에 안착한 후 대량판매를 위하여 유통방식을 손보았습니다. 전통적으로 제약사, 도매상, 소매약국 순으로 진행되던 기존의 전통 유통 경로가 아니라 소매 직거래를 위해 영업사원들이 전국 2만여 곳의 약국을 직접 방문하는 형태로 판매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3M 전략이 점점 본격화되면서 박카스D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게 됩니다. 1965년의 980만 병에서 이듬해 3,000만 병, 1968년 7,000만 병까지 늘게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동아제약은 국내 제약업계의 정상에 등극했습니다.

박카스를 떠올리면 공익적이고 진정성을 담은 메시지의 광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박카스는 광고에 굉장히 적극적이며, 많은 힘을 싣기로도 유명합니다. 아주 예전의 초창기 광고를 지금 봐도 퀄리티가 굉장히 훌륭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박카스 광고에서는 항상 피로에 지친 국민들을 향한 따스한 응원을 보냄과 동시에 제품의 성능과 효능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키는 등 명 카피를 많이 배출하였습니다. 광고계에서도 박카스 광고는 정말 잘 만든 광고로 정평이 나 있는데 선을 넘지 않은 적절한 위트와 광고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광고인들 사이에서는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인 '-ness'와 박카스를 접목해서 '박카스니스', 즉 '박카스스러움'이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일종의 기준이 되는 광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에는 '대한민국에서 OOO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캠페인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캠페인은 '대한민국에서 알바생으로 산다는 것'부터 '대한민국에서 학부형으로 산다는 것' 등 재치있는 현실 묘사를 담아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이른바 '국민광고'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광고인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박카스 광고주는 5000만 국민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하니 말이죠. 이 밖에도 '풀려라 5천만!, 풀려라 피로!' 등의 명 카피를 배출하면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광고주협회가 주최하는 '국민이 선택한 좋은 광고상'을 8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박카스는 단순히 제품 홍보에만 국한하지 않고 힘을 내야 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스한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흔히 '위로와 격려가 넘쳐나는 시대'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팍팍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 흔하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곤 하지만 위로의 달콤함도 잠시, 여전히 무력감과 박탈감에 빠지곤 합니다. 우리는 이런 때일수록 전력을 다해 일상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힘내”라는 얄팍한 말보다 작은 진심을 내보이는 것은 어떨까요? 말뿐인 위로 대신 자신의 진심을 다하다 보면 아마도 우리는 조금 더 따스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이 글을 봤다면 주변 사람들을 한번 살펴보고 진실로 그들에게 따스함을 건넬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 겸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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