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아시아인 군발두통' 산소치료 효능 첫 입증

백영미 기자 2024. 4. 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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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치료 통증 경감 효능
만족도 높고 부작용 없어
[서울=뉴시스]군발 두통을 치료할 때 고농도 산소 치료가 약물 치료보다 통증 경감 효능이 뛰어나고 환자 만족도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비교분석해 이런 사실을 밝혀낸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사진은 가정용 산소발생기를 이용한 산소치료 장비. (사진= 한림대의료원 제공) 2024.04.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군발 두통을 치료할 때 고농도 산소 치료가 약물 치료보다 통증 경감 효능이 뛰어나고 환자 만족도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비교분석해 이런 사실을 밝혀낸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군발 두통은 한쪽 눈 주변이나 측두부의 극심한 통증과 함께 눈물, 콧물, 코막힘, 결막충혈 등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 동반되는 두통이다. 통증이 시작되면 15분 이상 지속되고, 하루 8번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군발두통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신체의 기능장애까지 유발할 정도로 통증이 심각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이상화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군발두통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산소 치료와 약물 치료를 무작위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능을 비교한 결과를 30일 밝혔다.

18명의 환자는 먼저 산소 치료를 받았으며, 산소치료는 가정용 산소 농축기 2개를 연결해 산소 농도와 유속 문제를 개선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14명의 환자는 약물 치료를 먼저 받았고, 군발 두통 치료 약물인 졸미트립탄(성분명)이 투여됐다. 이후 산소 치료 그룹은 2회 산소 치료 후 약물 치료를 받았고, 약물 치료 그룹은 2회 약물 치료 후 산소 치료를 받는 크로스오버 연구 설계로 진행됐다. 통증의 정도는 각각 치료 시작 15분, 30분, 60분, 120분 후에 평가했다.

치료기간 총 125회의 통증 발작이 있었으며 63회는 산소 치료를, 62회는 약물 치료를 시행했다. ‘통증이 완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산소 치료와 약물 치료에서 각각 15분 후 31.7% 대 12.9%, 30분 후 57.1% 대 38.7%, 60분 후 87.3% 대 67.7%, 120분 후 92.1% 대 87.1%로 산소 치료를 받은 그룹에서 통증 완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산소 치료와 약물 치료에서 각각 15분 후 12.7% 대 8.1%, 30분 후 31.7% 대 14.5%, 60분 후 66.7% 대 43.5%, 120분 후 81% 대 71%로 산소 치료 그룹이 높았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산소 치료와 약물 치료 그룹의 치료 효과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치료 30분과 60분 후에 산소 치료 그룹은 약물 치료 그룹보다 더 큰 통증의 개선 효과가 있었다.

환자의 만족도 역시 산소 치료 그룹이 높았다. 약물 치료의 경우 ‘효과 없음’으로 응답한 비율이 6.5%였지만 산소치료 그룹은 모든 환자가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약물 치료는 54.9%였던 반면 산소 치료는 83.8%로 산소 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더 컸다.

또 산소치료는 치료 후 부작용을 호소한 환자가 0명이었지만, 약물 치료는 4명(28.6%)의 환자가 근육 피로, 메스꺼움, 서맥 등의 부작용을 호소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산소 치료는 약물 치료와 비교해 더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군발 두통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으며, 환자의 만족도가 높으며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번 연구는 아시아의 군발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비교 실험을 통해 산소 치료의 효능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군발 두통 환자는 통증을 안전하게 줄일 수 있는 산소 발생기 치료의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없고 대여 혹은 구매 비용의 부담으로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가 많아 산소 치료가 확대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면서 “산소 치료는 약물 치료와 비교해 부작용이 적고, 심장병이 있거나 임신과 수유 중인 환자도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약물과용의 위험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산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했다.

군발 두통은 통증이 발생했을 때 100% 산소를 15분간 흡입하는 산소 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군발두통 환자에 대한 산소 치료는 전 세계에서 50%의 국가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뉴롤로지(Journal of Clinical Neurology)’ 올해 1월호에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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