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목걸이 꿰듯… 도심 잇는 ‘환상형 AI·바이오·에너지 벨트’ 조성[로컬인사이드]

박성훈 기자 2024. 4. 3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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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인사이드 - 수원시, 첨단과학 혁신클러스터 박차
중첩 규제 · 산업 구조변화 여파
기업환경 체질개선 최우선 과제
광교테크노밸리 등 기존 거점에
사이언스파크 · 이노베이션밸리
신규단지 아우른 산업벨트 조성
대한민국 ‘대표 경제도시’ 도약
지난달 26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북수원 테크노밸리 개발구상’ 발표에서 이재준 수원시장이 수원시의 첨단 과학 혁신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수원시청 제공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경기 수원시가 첨단 산업기반을 토대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도시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실로 구슬을 꿰듯 시내 곳곳에 반도체와 생명공학(Bio)·인공지능(AI)·에너지 등 미래 산업 기반을 새로 짓거나 연결해 목걸이 모양의 첨단과학 혁신클러스터를 만든다. 주변에는 젊은 인재들이 살 기숙사와 임대주택을 확충, 직장과 주거가 근접한 생활환경을 조성한다.

수원시는 첨단 과학분야 연구단지를 고리 형태로 조성하는 ‘환상형(環狀形) 첨단과학 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환상형 첨단과학 혁신클러스터는 영통구 이의동 일원 광교테크노밸리와 델타플렉스(권선구 고색동) 등 기존 산업 거점과 북수원 테크노밸리, 연구·개발(R&D) 사이언스파크,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광교 바이오 이노베이션밸리, 우만바이오밸리, 매탄·원천공업지역 리노베이션 등 새롭게 개발되는 첨단 클러스터를 아우르는 산업벨트를 일컫는다.

시는 최근 경기도·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과 경기도 인재개발원 부지 14만2200㎡ 등을 활용해 북수원 테크노밸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곳에는 AI, 반도체, 헬스, 에너지 분야 관련 벤처, 스타트업, 혁신창업기업 입주 공간이 들어선다. 이곳에서 일하는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해 기숙사, 임대주택 등 다양한 유형의 주거시설도 공급한다. 시는 공청회 등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한 후 올해 말에 건축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말 착공해 2028년 말 인덕원∼동탄 철도 준공에 맞춰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수원도시공사가 개발을 맡은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는 권선구 탑동 일원 27만㎡ 부지에 들어서게 될 첨단 기업 중심의 첨단연구산업 복합업무단지를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다. 첨단업무 용지에는 R&D 업무시설·벤처기업·소프트웨어 시설 등을 유치하고, 복합업무 용지에는 판매·근린생활·의료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수원도시공사는 탑동 이노베이션밸리가 조성되면 고용창출 730여 명, 1700억 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유발해 서수원 지역 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분야 첨단과학 기업·연구소가 들어서는 첨단R&D복합단지인 수원 R&D 사이언스파크는 권선구 입북동 484 일원 35만2600㎡여 부지에 조성된다. 이와 관련, 시는 지난해 12월 R&D 사이언스파크 부지의 87%를 소유한 성균관대와 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또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내년 7월까지 도시개발구역지정·개발계획 수립을 마치고 2026년 1월에 착공해 2028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수원 R&D 사이언스파크는 탑동 이노베이션밸리와 함께 서수원 지역 스마트산업의 성장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교신도시에는 광교테크노밸리와 대학,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한 생명과학특화단지인 ‘바이오 이노베이션 밸리’ 조성이 이뤄진다. 이 일대에는 아주대(생명과학과·의학과·글로벌제약임상대학원·융복합의료제품촉진지원센터), 경기대(바이오융합학부), 성균관대(생명물리학과·의학과·신소재공학부) 등이 있어 우수한 생명공학 분야 인력 확보가 쉽고, 수도권으로 연결되는 교통망도 갖춰져 있다. 시는 지난해 기업과 병원, 대학, 학회 등 23개 기관이 참여하는 ‘광교 바이오 이노베이션 밸리 추진협의체’를 구성했다.

이처럼 시가 첨단 과학기반 확충에 전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기업 환경 체질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수원은 20년 전만 해도 대기업 사업장이 13곳에 이르던 주요 산업도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수도권 일대의 중첩 규제와 산업 구조변화 여파로 대한방직과 KCC 등 9개 주요 기업의 사업장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서 현재 남은 곳은 4곳에 불과하다. 지역 내 1200여 개 기업 중 90%는 직원 수가 50인 미만인 영세업체다.

기업 환경 변화는 시의 각종 재정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시의 경제성장률은 2020년 기준 10.8%로 경기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시의 2022년 재정자립도는 44.19%로, 2000년(89%)의 절반 수준에 머물기도 했다. 시는 첨단 과학클러스터로 우수한 첨단 기업을 유치해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하고, 지역의 기술 경쟁력 향상과 우수 인재 확보 등의 효과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가까운 미래에 수원시는 첨단과학연구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북수원 테크노밸리를 비롯한 모든 혁신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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