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조차 못 해요"…전직 사회복지사의 충격적 제보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4. 3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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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지난 2월 14일부터 23일까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괴롭힘 피해 경험 비율이 29.5%로 상대적으로 타 직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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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슾] 헌신과 희생으로 포장된 '갑질'로 멍든 사회복지사들 (글 : 김기홍 노무사)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작년 10월, 인천에 있는 장애인 활동 지원기관에서 한 사회복지노동자가 자신이 일하던 건물 8층에서 투신했다. 기관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가 목숨을 잃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음날 기관은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가 하루라도 중단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서비스 대상자들의 인권은 1순위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의 인권은 순위에도 없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에 대한 시설장의 갑질은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어왔다. 이용자들을 돌봐야한다는 이유로 휴게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야간·휴일에 강제로 노동을 하더라도 수당은 없다. 심지어 종교법인 산하 시설에서는 예배와 후원금을 강요받기도 한다. 시설장과 상사로부터 온갖 갑질에 시달리면서도, 헌신과 희생을 강요받으며 일해온 것이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가 지난 2월 14일부터 23일까지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괴롭힘 피해 경험 비율이 29.5%로 상대적으로 타 직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신고를 했다는 응답자는 10.7%로 가장 낮았다. 10명 중 3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음에도, 1명만이 신고를 했다. 불이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 중 하나는 사회복지시설의 기관장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부고발자나 노동조합 활동을 했던 종사자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기 때문이다. 채용이나 승진에 영향을 끼칠까 두려워 신고 등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서기 어렵다. 결국 참고 견디거나 시설을 옮길 수밖에 없다. 지금 사회복지시설의 현실이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이 당하는 괴롭힘은 일반 직장인들과 조금 다르다. 얼마 전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사회복지사가 제보한 내용을 보면 충격적이다.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는데, 제보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회복지사 A 씨가 일하는 인천의 한 B 사회복지시설에서는 직원들에게 매달 10만 원 상당의 후원금을 강요하고, 이사장이 운영하는 교회에 십일조를 내도록 압력을 가하고, 연말 '후원의 날' 행사에 20만 원 상당의 후원금을 요구하는 등 직원들이 월평균 20~30만 원의 후원금을 내고 있습니다. 또 매일 10~20분 일찍 출근해 복지시설 건너편 교회에서 '경건회'라는 이름으로 아침예배를 강요하고, 주일예배와 수요예배까지 참석을 강요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제 노동을 강요하기도 하고, 심지어 이사장 노모의 팔순 잔치에 직원들을 동원하기도 했다.
 
B 사회복지시설은 이사장과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 직원들을 동원해 강제 노동을 시켰습니다.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재활용센터 등에서 직원들에게 강제 노동을 강요하고, 연말에는 '이웃 사랑' 행사에 직원들을 동원시켜 선물 포장, 배달 등 업무와 무관한 사적 노동을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이사장 노모의 팔순 잔치에 직원들을 동원해 요리와 노래, 설거지와 청소까지 시켰습니다. 그만둔 직원들이 종교 강요 등에 대해 구청에 신고했지만, 구청에서 쉬쉬하고 넘어갔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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