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성하니까 형벌 낮춰준다고?”…온라인성범죄 관대한 법원, 대체 왜?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4. 4. 3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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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성적 학대를 저지른 20대에게 양형기준 권고형보다 가벼운 형벌이 내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피해자와 성관계를 갖고,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했으며 그 이후에도 음란한 메시지를 전송해 피해자를 학대했다"며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미성년자들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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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물 제작 20대에 2년6개월
권고형은 징역 5년~12년4개월
최근 유사 사건서 ‘솜방망이’
법조계 “사건 가볍게 보는 듯”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성적 학대를 저지른 20대에게 양형기준 권고형보다 가벼운 형벌이 내려졌다. 온라인 성범죄에 대한 법원의 처벌이 지나치게 관대한 것 아니냔 비판이 제기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김재호)는 지난 26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2021년 1월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 사이트에서 알게 된 미성년자 피해자와 만나 성관계를 하고 휴대전화로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범죄 전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16년경 채팅앱에서 만난 미성년자를 꾀어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징역 1년을 복역했다.

법원은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A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피해자와 성관계를 갖고,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했으며 그 이후에도 음란한 메시지를 전송해 피해자를 학대했다”며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미성년자들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형량은 양형기준 권고형 하한선의 절반에 불과했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A씨의 혐의에 대해 판사는 징역 5년부터 징역 12년4개월 사이에서 형량을 결정할 수 있다. 양형기준은 구속력이 없지만 판사가 재량으로 형량을 정할 땐 판결문에 양형 이유를 기재해야 한다. 재판부는 양형기준을 벗어난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이 반성하는 점, 피해자를 위해 1000만원을 형사 공탁한 점, 성착취물을 외부에 유포하진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사가 “형이 가볍다”며 판결에 불복했지만 2심은 이 판단에 문제가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유사 사건에서 법원이 권고형보다 가벼운 처벌을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남성민)는 지난 1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B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B씨의 혐의에 대한 권고형의 범위는 징역 5년부터 징역 10년11개월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점, 15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권고형 하한보단 낮은 형량의 이유로 들었다.

한 법조인은 “양형은 기본적으로 사건을 맡은 판사의 재량에 달려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심각성에 비해 법원이 사안을 가볍게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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