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BACK] 여행기자들의 2024년 5월호 뒷이야기

이성균 기자 2024. 4. 3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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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어 둔 여행들2월 중순부터 4월까지 무얼 많이 하고, 많이 다녀왔는데 기억이 흐릿하다.

또 지나간 여행의 수많은 사진도 외장하드에 방치한 상태다.

여행하고 돌아오긴 했는데 곱씹지 못했다.

'준비, 여행, 사진, 정리, 복습'이라는 루틴이 무너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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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일상,
그리고 여행이라는 '일' 사이에서
울고 웃는 에디터들의 뒷이야기

묻어 둔 여행들
2월 중순부터 4월까지 무얼 많이 하고, 많이 다녀왔는데 기억이 흐릿하다.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도통 떠오르질 않는다. 왜 그럴까. 이 짧은 글을 쓰기 전에 생각하고, 쓰면서 답을 내렸다. 매년 열심히 움직였으나 올해는 유독 더 바빴다. 토요일 아침, 거실에 널브러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감자칩을 아작아작 씹어 먹은 기억도 손에 꼽을 정도로. 또 지나간 여행의 수많은 사진도 외장하드에 방치한 상태다. 여행하고 돌아오긴 했는데 곱씹지 못했다. '준비, 여행, 사진, 정리, 복습'이라는 루틴이 무너진 셈이다. 되돌아보고픈 여정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일본 홋카이도부터 싱가포르, 부산, 간사이, 해남, 대전, 광주까지. 애석하게도 5월까지는 지금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부디 6월에는 묻어 둔 여행들을 감자칩과 함께 꺼내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이성균 기자

55권의 역사
봄맞이 책상 정리를 했다. 잡지 에디터의 책상에서 큰 면적을 차지하는 건 단연 잡지다. <트래비> 역사의 일부가 줄지어 있다. 그 나열이 하도 가지런하고 두터워 나는 새삼 감동한다. 인간의 노력은 가시적이지 않다. 보이지 않기에 애타고, 만질 수 없기에 거칠고, 느낄 수만 있기에 고단하다. 그런데 <트래비>의 노력은 가시적이다. 여행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책을 만드는 모든 이들의 땀이 물성을 가지고 구체화되어 매달 세상에 나온다. 그러나 그 과정을 최종적으로 가능케 하는 건 읽어 주는 이의 존재다. 내가 독자였을 땐 저자가 독자에게 감사한다는 말이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혼자 잉태되는 아이는 세상에 없다. 이 감사함을 표현할 단 하나의 문장을 아직 찾지 못했으니, 우린 이제 또 한 권의 잡지를 만들 수밖에 없으리라.

곽서희 기자

잊지 말 것, 오픈런
뭐든 끝까지 미룬다. 샴푸에 물을 섞어야만 하는 날이 되어서야(자정 직전 아슬아슬하게) 샴푸를 주문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루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비행기 출발 24시간 전 시작되는 온라인 체크인. 기내에서 잠 한숨 못 자는 사람에게 창가 좌석은 지옥이요, 가운데 좌석도 지옥인데, 나는 지금 지옥에 있다. 시애틀로 가는 아시아나항공 OZ272편, 3-3-3 배열, 20E, 기내 정 가운데 좌석. 출발 후 비행시간 7시간, 남은 비행시간 2시간 35분.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발 자리 좀 바꿔 줄 수 없겠느냐고 사정이라도 하고 싶은데, 양옆에 앉은 승객들은 출발 후 화장실 한 번 가지 않고, 기내식도 거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다. 하, 돌아오는 날은 무조건 온라인 체크인 오픈런이다. 이건 샤넬보다 중요한 오픈런이다.

손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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