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고려대 병원 교수들 오늘 ‘휴진’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30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다.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교수들은 이날 하루 진료를 하지 않는다.
각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 이탈 이후 의료현장에 남아 있던 교수들의 소진이 심각하고,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주 1회 휴진을 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 교수들은 이날 휴진일로 잡았고,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오는 3일 하루 휴진한다.
이날 교수들의 휴진 규모는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 교수들의 휴진은 각 의대 교수 비대위 차원의 결정으로, 교수들은 자율적으로 동참 여부를 선택한다. 정부는 교수들이 휴진에 들어가더라도 의료 현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의 이탈 영향에 대해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의료대란 수준의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대병원 등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긴급 심포지엄을 연다. 이날 휴진하는 교수들과 학생·전공의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의대 증원에 협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의대증원 추진은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의사단체들의 대응 수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해 발표할 경우 휴진 기간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주 1회인 휴진을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음달 1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면 의협 차원의 대응도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 당선인은 지난 28일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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