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사랑] 수목장림, 나무로 부활하는 삶

안병기 산림청 산림복지교육과장 2024. 4.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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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별 먼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우리가 매장을 하거나, 화장을 하거나, 수목장림에 묻거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수백 년을 살고 봄마다 초록색 신록(新綠)으로 빛나는 나무들은 그 자체로서 '생명(生命)의 찬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목장림은 세상을 잠시 떠나는 분을 지구에서 가장 크고 풍부한 생명체인 나무와 숲이 품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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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기 산림청 산림복지교육과장

사람은 '별 먼지'로 구성되어 있다. 100억 년 이상 우주활동의 결과물이 우리 몸인 것이다.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다시 별 먼지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매장을 하거나, 화장을 하거나, 수목장림에 묻거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거대한 피라미드에 모셔진 쿠푸왕도 결국에는 먼지화 된 원자들로 분해되어 대기와 땅, 바다로 흩어지기 마련이다.

수목장은 돌아가신 분의 유해를 화장하여 그 골분을 나무 주위에 모시는 장묘 방법이다. 요즘은 생분해성 골분함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이다. 수백 년을 살고 봄마다 초록색 신록(新綠)으로 빛나는 나무들은 그 자체로서 '생명(生命)의 찬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인류는 영장류 시절부터 숲에서 수백만 년을 살다가 두 발을 땅에 딛고 내려와 현생 인류가 되었다. 그렇기에 숲에 돌아가신 분을 모시는 수목장림은 '인류 역사의 시원(始原)'으로 돌아가는 장묘 방식이기도 하다.

현대적인 수목장은 1999년 스위스에서 시작하여 독일 등 유럽 각국, 미국과 일본 등 전 세계 주요국에서 저마다의 문화를 반영하며 대안적인 장묘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공원의 모습으로, 독일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숲의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되어 준다.

수목장림은 세상을 잠시 떠나는 분을 지구에서 가장 크고 풍부한 생명체인 나무와 숲이 품어주는 것이다. 수목장림을 찾은 분들은 모두 키 큰 나무를 올려다보며 지금 고인의 넋이 가장 높은 우듬지 가지 끝의 푸른 잎으로 태양 빛을 만나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경기도 양평군에 '국립하늘숲추모원', 충청남도 보령시에 '국립기억의숲'이 있다. 묘지는 아무래도 어둡고 꺼려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수목장림을 한번 방문해 보시기 바란다. 숲속의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삶이 축복이며 삶을 마치는 것도 인생의 자연스러운 일부라는 담담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말 없이 우뚝 서 있는 큰 나무들에서 든든한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안병기 산림청 산림복지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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