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도광산 징용 명부, 내가 사료 수집”…日 전직 공무원 첫 증언

지종익 2024. 4. 30. 06: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사도광산과 관련해 강제동원된 조선인 명부가 있었다는 사실, 꼭 1년 전 보도해드렸는데요.

당시 이 명부를 직접 확인하고 목록까지 만들었던 80대 전직 공무원을 취재진이 만나 다시 한번 명부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일본 니가타현에서 지종익 특파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1983년 니가타현이 니가타 현사를 집필하기 위해 수집한 사도광산 내부 자료 목록입니다.

자료를 촬영한 일시와 원본 소장자 등이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두 개의 항목은 까맣게 칠해져 비공개 처리됐습니다.

직접 목록을 작성했던 82살의 전직 공무원은 가려진 부분에 '조선인 명부'라고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 니가타현 공무원/조선인 명부 확인 : "(조선인의 이름을 봤습니까?) 봤죠. 연령 그리고 출신지. 무슨 남도라든지.. 제가 직접 손으로 이 목록을 작성했습니다."]

조선인의 이름과 나이 등이 기재된 종이 수십 장이 책의 형태로 만들어져, 기록된 조선인은 수백 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니가타현 공무원/조선인 명부 확인 : "(한 장, 두 장 정도?) 아니에요. 그 정도가 아닙니다. 책 형태, 종이 묶음이었어요. (수십 장은 있었다는 거죠?) 네."]

1990년대 초반 니가타 현립문서관의 초대 부관장이 된 이 전직 공무원은 당시 자료 원소유자였던 사도광산 측이 명부를 공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전 니가타현 공무원/조선인 명부 확인 : "반드시 (소유자의) 공개 의사를 확인했습니다. "이 부분은 안 됩니다" 라고 답이 온 거죠."]

지난해 명부를 갖고 있다고 인정했던 니가타현 측은 말을 바꿨습니다.

[니가타 현립 문서관 전 부관장 : "거짓말로 '없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 (허가가 있으면 볼 수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니가타 현립 문서관 부관장/지난 25일 : "있는지 없는지를 포함해서 대답할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어야 했습니다."]

80여 년 동안 공개된 적 없는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의 공식 명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습니다.

니가타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사명환 김철/그래픽:채상우/자료조사:문종원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지종익 기자 (jigu@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