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고려대의료원·경상대병원 오늘 '셧다운' 예고

강승지 기자 2024. 4. 30.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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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혼란 없을 것…조건 걸지 말고, 대화 자리 나오라"
29일 전북자치도 익산시 원광대병원 대강당에서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직서 전달을 마치고 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서울대학교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고려대학교의료원, 경상국립대병원 교수들이 30일 휴진한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11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들이 정부 압박 수단으로 '사직서 제출'에 이어 '주 1회 정기휴진'에 돌입하기로 하면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교수들은 자율적으로 참여한다는 전제하에 이번 주부터 일제히 주 1회 휴진하기로 했다.

빅5로 꼽히는 서울대학교병원(분당·보라매 포함)과 세브란스병원(강남·용인 포함) 교수들은 이날 휴진한다.

고려대학교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와 경상국립대 의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이날 휴진을 결정했다.

서울아산병원(강릉아산·울산대 포함) 교수들(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과 서울성모병원 교수 비대위는 금요일인 5월 3일 휴진한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진료와 수술 없는 날 골라 하루 쉬기로 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6일 총회를 열고 당직 후 24시간 휴직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을 결정한 바 있다.

전의비는 지난달 25일 자발적인 사직서 제출을 결의해 이달 25일부터 제출한 지 한 달이 된 이들도 있다. 전의비 소속인 서울대의대-병원 비대위 지도부는 5월 1일 병원을 그만두기로 했다.

서울대의대-병원 비대위는 30일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방재승 서울대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뉴스1에 "휴진을 강제할 수 없다. 각 교수는 진료과장 허가 후 휴진한다. 예상보다 상당히 많이 외래진료와 수술을 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인 그는 "분당서울대 신경외과는 정규 수술을 닫았다. 중증·응급에는 대응하되 우리 의지를 알리려는 취지"라며 "정부는 현실 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최창민 전의비 비대위원장(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도 "20개 의대가 어떤 형태로든 동참한다는 계획"이라며 "교수들은 경증 환자 회송, 금요일 수술 최소화 등으로 버티려 한다"고 설명했다.

최 비대위원장은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를 갈수록 기대하기 힘든 상태라며 "이번 주는 한 번 쉬지만, 내년까지 어떻게 버틸지 고민해야 한다. 단체행동보다 살기 위한 조치"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일선 교수들은 주 1회 휴진 동참에 고민이 깊어 보인다. 환자들 불안을 고민한다면 휴진을 택하기 힘들뿐더러, 비대위 결정이 갑작스럽다는 불만도 숨기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일반 환자 외래 진료·수술 휴진을 하루 앞둔 29일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학병원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에 즈음하여 환자분들께 드리는 글'과 정부 의료개혁을 비판하는 성명서가 붙어있다. 2024.4.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세브란스 소속의 한 교수는 "휴진, 사직 현황을 알 수는 없으나 교수 업무가 수개월째 가중된 건 사실"이라며 "한두 명 그만두기 시작하면 업무량이 늘어 사직을 고민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수 비대위가 결정했으나, 30일 외래 환자는 볼 예정이다. 진료과 업무 특성상 '출근 안 합니다'라고 할 수 없다"면서 "환자와의 관계 등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

서울대의대 산하병원 한 교수는 "비대위가 30일 심포지엄 참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며 "동참할 수 있지만, 환자한테 설명하는 일이 간호사에게 가중된다. 이건 안 되겠다 싶었다"고 했다.

이어 "꼭 병원을 관둘 이유도 있을까. 독립투사도 아닌데, 사람마다 생각은 제각각이다. (의대증원을 강행하는) 정부가 싫지만 싫다고 사직서까지 내는 일과는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대증원에 대한 교수들의 반발심 자체는 커서, 사태 장기화에 따른 추가 행동을 배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원광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전날 오전에 모여 사직서를 다시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사직서가 병원 전산망에만 있고 대학에는 전달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내부 회의를 통해 다시 제출했다.

이를 통해 제출된 사직서는 110여 장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은 단체로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 일괄 반납하기도 했다.

임춘학 고려대의료원 교수 공동비대위원장도 "(교수진이) 진료 변경에 많은 부담을 가진 것도 사실"이라며 "참여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5월부터 참여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며 대화 참여를 거듭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항의 표시이지, 환자를 뒤로하고 떠나는 본심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현장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화의 전제를 '원점 재검토'로 두기는 어렵다면서 "조건을 내걸지 말고 정부와의 대화 자리에 나와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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