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시위에 등장한 ‘붉은 손’···반유대주의 논란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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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학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서 '붉은 손바닥'이 등장해 반유대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에 대해 시앙스포 팔레스타인 위원회 위원인 위베르 로누아는 리베라시옹에 "붉은 손바닥은 누군가 또는 기관이 손에 피를 묻혔다는 사실을 비난하는 일반적인 상징"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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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스라엘 진영 "2000년 라말라 사건 상징" 비판
프랑스 대학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에서 '붉은 손바닥'이 등장해 반유대주의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간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이달 26일 프랑스 명문대 시앙스포의 파리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건물 점거 농성을 하던 당시 건물 밖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시위가 열렸다.이들 중 일부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며 붉은 페인트칠을 한 손바닥을 하늘로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친이스라엘 계정에는 창문 밖으로 피투성이 손바닥을 들어 보이는 한 남성의 사진과 시앙스포 시위대의 붉은 손바닥 퍼포먼스 사진을 함께 게시하며 시위대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붉은 손바닥은 이스라엘인이 살해된 역사의 상징으로, 이 퍼포먼스가 이스라엘인 살해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유대계 프랑스 만화가 요안 스파르도 자신의 SNS에 한 남성이 붉은 손을 과시하는 스케치를 올리며 "이 상징은 2000년 10월12일부터 시작됐다. 평화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두 이스라엘인을 맨손으로 학살한 상징"이라고 비난했다. 그가 '학살'이라고 언급한 일은 2000년 일어난 라말라 린치 사건이다.
2000년 10월12일 이스라엘 예비군 두 명이 실수로 팔레스타인의 라말라에 들어갔다가 팔레스타인 경찰에 붙잡혔다. 당일 라말라에선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팔레스타인 소년 추모식이 열리고 있었고 이들 사이에 이스라엘 요원들이 라말라에 몰래 침투했다가 붙잡혔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성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경찰서로 몰려가 이들 이스라엘 군인을 살해했다. 당시 살해에 가담한 한 남성은 피투성이가 된 손을 창문 밖으로 들어 올리며 '피의 대갚음'을 과시했다. 이스라엘 예비군 중 한 명의 시신은 창문 밖으로 던져져 다시 유린당했다.
논란에 대해 시앙스포 팔레스타인 위원회 위원인 위베르 로누아는 리베라시옹에 "붉은 손바닥은 누군가 또는 기관이 손에 피를 묻혔다는 사실을 비난하는 일반적인 상징"이라고 반박했다. 가자지구 주민을 살해하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기 위해 이 퍼포먼스를 했다는 것이다. 또 "이는 서구에서 특히 환경 운동가들이나 유엔에서 외교관들이 널리 사용하는 상징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리베라시옹은 실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이 2022년 2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 발표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붉은 손바닥이 등장했고 그해 미국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흑인 인권 운동에 나선 이들도 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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