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간호사 선생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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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은 서로를 선생님이라 부른다.
의사, 의료기사, 행정직원 등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다른 직군들도 간호사를 부를 때 선생이란 존칭을 붙인다.
의사들에겐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도 간호사는 '저기요' '아가씨' '언니'라고 부르는 환자와 보호자가 여전히 많다.
몇 번을 곱씹어 생각해봐도 간호사는 선생님이란 존칭을 들을 가치가 있는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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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은 서로를 선생님이라 부른다. 바쁜 의료 현장에선 선생님의 줄임말인 '쌤'으로 서로를 부르는 것이 익숙하다. 의사, 의료기사, 행정직원 등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다른 직군들도 간호사를 부를 때 선생이란 존칭을 붙인다. 이런 호칭은 생명을 다루는 직업에 대한 존중으로 읽힌다.
하지만, 병원 동료들로부터는 존중받는 간호사들이 정작 환자나 보호자의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의사들에겐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도 간호사는 '저기요' '아가씨' '언니'라고 부르는 환자와 보호자가 여전히 많다. 막말은 아니지만, 간호사들이 욕만큼이나 듣기 싫어하는 호칭이다. 어리다는 이유로, 여자라고 선생님이라 칭하기가 불편한 것일까.
몇 번을 곱씹어 생각해봐도 간호사는 선생님이란 존칭을 들을 가치가 있는 직업이다. 의사와 동등한 법적 의료인으로서 생명을 직접 다루는 이들이 간호사다. 병원에 처음 왔을 때부터 마지막 떠날 때까지 환자를 지키는 의료인이기도 하다. 환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고, 위급할 때 누구보다 먼저 뛰어와 사람을 살리는 이들이 '선생님'이 아니라면 누가 선생님일 수 있나.
무엇보다 간호사들은 집단으로 병원을 떠난 적이 없다. 가깝게는 지난해 숙원사업이라며 목놓아 외치던 간호법 재정이 불발됐을 때도 간호사들은 묵묵히 병원을 지키며 '준법투쟁'했다. 상당수 간호대학은 이과 계열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이 입학한다. 학벌이 낮아서, 힘이 없어서, 뭉치지 못해 병원을 이탈하지 않은 게 아닐 것이다. 자신들이 떠나면 환자는 목숨을 위협받고 의사를 포함해 병원에 남은 '선생님'들이 힘들어질 것이란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전공의들이 아무 대책도 없이 병원을 나선 지 두 달이 넘었다. 만일 간호사들이 똑같은 비율로 동일한 선택을 했다면 그 병원은 곧장 문을 닫아야 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 1인당 평균 환자 수는 16.3명이다. 미국(5.3명), 일본(7명)의 2~3배에 달한다. 밥도 못 먹고,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방광염을 달고 사는 게 안타깝다. 전공의만큼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아픈 환자를 지키고 있는 간호사 선생님에게 고맙다. 그리고, 앞으로 간호사들에게 더 나은 급여와 근로 환경이 제공되길 바란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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