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관리형 비대위원장’에 황우여

김승재 기자 2024. 4.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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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퇴 18일 만에 지명
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뉴시스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황우여(77) 전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지명됐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4·10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지난 11일 사퇴한 지 18일 만이다. 황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준비에 집중하는 이른바 ‘관리형 비대위’를 이끌게 됐다. 전당대회는 6월 말~7월 초 열릴 예정으로 황 내정자의 임기 역시 두 달가량이 될 전망이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자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 전 대표는 5선 의원과 당대표를 지냈고, 덕망과 인품을 갖추신 분”이라며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2일 전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황 내정자의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판사 출신인 황 내정자는 1996년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16~19대 총선 때 인천 연수에서 내리 당선돼 5선을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 대표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황 내정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총선 패배로 당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에 선당후사의 자세로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됐다”며 “야당을 존중하고 야당과도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관리형 비대위라고 하지만 당의 혁신과 관련한 일은 비대위에서도 하겠다”며 “전당대회로 출범할 새 지도부가 총선 패배를 뛰어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비대위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수도권과 영남 등 지역 안배를 해서 어느 한쪽도 소외되지 않도록 균형 감각을 갖고 하겠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황우여 비대위의 성패로 당대표 선출 방식 결정을 꼽는다. 총선 참패 직후 수도권과 낙선자를 중심으로 “민심에 제대로 귀 기울이기 위해서는 국민 여론조사를 30~50%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윤계는 ‘당원 투표 100%’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황 내정자는 “당내 의견을 모아서 고쳐야 하면 고치고, 현행이 좋다고 하면 유지하겠다”며 “내 개인적인 생각을 앞서서 얘기하진 않겠다”고 했다.

황 내정자 인선을 두고 당내에서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당선인 총회에서도 ‘황우여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자는 “정치 경험이 많으니까 잘 이끌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기호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당선자도 “원만한 성격으로 당이 어려울 때 잘 관리할 것으로 본다”며 “남들이 무난하다고 하지만 어려울 때는 그런 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혁신형 비대위’ 구성을 주장했던 윤상현 인천 동·미추홀을 당선자는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받들고 어떤 혁신의 그림을 그려나갈지 잘 모르겠다”며 “관리형 비대위 자체가 무난하게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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