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지역 소멸, 늦출 수 있어요”…마을과 사람 잇는 ‘삼천포 청년들’

KBS 지역국 2024. 4. 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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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3번 국도가 시작되는 삼천포.

오밀조밀한 항구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한번 가본 사람들은 다시 또 찾는다고 하는데요.

1995년 사천과 통합하면서 삼천포라는 지명은 점점 잊히고 있지만, 삼.천.포.

이름처럼 매력 넘치는 고향을 알리고 싶은 청년들이 모여 주식회사를 세웠습니다.

마을과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안내소 역할을 하며 다양한 일을 펼치는 청년들을 만나봅니다.

사천 청년 문화거리에 자리 잡은 사무실.

콘텐츠 개발과 청년들 창업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법인 3년 차 청년 기업입니다.

서울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김보경 씨.

고향에 돌아와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습니다.

[김보경/○○청년기업 대표 : "제가 자라온 곳이기도 하고, 어디를 가도 삼천포 같은 곳은 없거든요. 결핍된 것, 갈증을 해소하고 싶어서 저희가 뛰어들었었던 것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선구자는 아니라도 바른 길잡이가 되어 주고 싶었어요."]

어린 시절 자라온 곳이기에 누구보다 이곳을 잘 알았는데요.

일자리가 없다고 청년이 떠나간 곳에서 오히려 일자리를 찾아냈습니다.

도시재생 사업으로 진행한 공간에 입주해 지역과 청년을 잇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텅 비었던 거리에 청년들의 활기가 돌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습니다.

[김진영/사천시 선구동 : "원래 여기 공간이 비어 있었는데 산책하면서 카페가 있으니까 들렀다가 (차)마시기 좋고, 뒤에 공원도 있으니까 좋은 거 같아요."]

김 대표는 공간이 매개가 돼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했습니다.

사천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삽화 작가로 활동하는 정지윤 씨.

공방을 운영하지만, 혼자 활동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작가에게 활동 공간을 내어주고 작가는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습니다.

[정유진/일러스트(삽화) 작가 : "혼자 할 때는 '왜 안 되지', '왜 이걸 알아주지 않지'…. 막연하게 이렇게 생각했는데 사천에서 '이렇게 한번 해보자'는 사람들을 만나니까 '열린다' 이런 느낌이 있어서 시너지가 아주 좋아요."]

업무를 마치고 어르신 쉼터에 방문하는 직원들.

이들의 청년기업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우수 사회적 기업으로도 선정돼 건강 물품을 지원받았는데요.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 혈압 관리해 드리며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양소윤/○○청년기업 이사 : "대표님은 간호사이자 사회복지사고, 저는 작업치료사이자 간호사여서 건강, 복지 쪽에 많이 관심 가지고 있었고요. 저희가 사회공헌을 하면 이런 쪽으로 한번 해보자 해서 하게 됐습니다."]

간호사 출신의 경력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는데요.

어르신들은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납니다.

[이기미/84/사천시 서금동 : "친손녀면 이렇게 해줍니까? 친손녀도 이렇게 안 해준다. 좋아요. 얼마나 고맙습니까. 웃어른들 이렇게 섬겨줘서 많이 복 받고 건강해요."]

어린 시절 자란 고향에서 더 큰 꿈을 키우는 이들은 어른들이 일궈온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대를 이어 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김보경/○○청년기업 대표 : "기존의 교육을 더 고도화시켜 많은 청년의 역량을 강화하고, 강사들을 육성해서 저희 다음 세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보고 싶습니다. 지역 소멸을 막을 수는 없지만, 저희가 늦출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이 떠난 곳이 청년이 있어야 할 곳이라며 돌아왔다는 삼천포 청년들.

이름마저 사라진 고향이지만, 소멸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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