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찌워 한 방에…‘돼지도살 스캠’에 경보 울렸다

조유빈 기자 2024. 4.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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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녀 육아 비용 등에 부담을 느껴온 A씨는 비상금 10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A씨는 B씨의 안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가입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수차례에 걸쳐 수익을 냈다.

다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된 수익금의 원화 출금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자, B씨에 대한 신뢰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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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가상자산 투자사기 피해 사례집 발간…피해 경위·대응 요령 담겨
유명코인 사칭·락업코인 판매 사기 등 이뤄져…“유사 사례 의심시 신고”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금융감독원은 29일 산하 가상자산연계 투자사기 신고 센터를 통해 접수된 2209건의 피해 신고를 전수 분석해 A씨 사례를 비롯한 피해사례 7건을 선정하고, 피해 경위와 대응 요령을 담은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이혼 후 혼자 아이를 키우던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근한 B씨에게 고백을 받고, 한 달가량 연락을 주고받으며 심리적으로 깊은 유대관계를 맺게 됐다. 어느날 B씨는 자신이 가상자산 투자로 큰 이익을 얻었고, 그 방법을 공유해주겠다며 자신의 지시에 따른 투자를 권유했다. 자신의 삼촌이 가상자산 연구자라고도 말하며 A씨를 현혹시켰다.

결국 자녀 육아 비용 등에 부담을 느껴온 A씨는 비상금 10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A씨는 B씨의 안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가입하고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수차례에 걸쳐 수익을 냈다. 다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된 수익금의 원화 출금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자, B씨에 대한 신뢰도 커졌다.

A씨는 대출을 통해 증거금을 3억원까지 늘렸고, B씨는 추가로 증거금을 더 넣어 수익을 내자는 설득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A씨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투자사기 주의 안내 문자를 받았다. 투자사기를 의심한 A씨는 급히 출금 신청을 했지만 결국 출금은 되지 않았고, A씨는 20여 년간 모아온 전 재산을 잃고 말았다.

로맨스 스캠이라고도 불리는 '돼지도살 스캠'은 마치 돼지를 살찌게 한 뒤 도살해 많은 고기를 얻는 것처럼 초기에 돈을 불려주면서 신뢰를 확보하고, 투자 규모를 점차 늘리게 한 뒤 한번에 가로채는 수법을 말한다. 불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과거 수법과 달리 특정 인물에게 접근해 관계를 구축하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방심하게 만든 뒤 거액을 가로채는 방식을 취한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은 29일 가상자산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2209건의 피해 신고를 전수 분석해 A씨 사례를 비롯한 피해사례 7건을 선정하고, 피해 경위와 대응 요령을 담은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올해 1∼4월 금감원 가상자산연계 투자사기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중복 집계)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리딩방 사기가 26.5%로 가장 비중이 컸고, 미신고거래소(18.9%), 피싱(17.7%), 유사수신(5.29%)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집계한 대표적 피해사례 7선은 ▲미신고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사기 ▲락업코인 판매(블록딜) 사기 ▲로맨스 스캠 사기 ▲유명코인 사칭 사기 ▲가상자산거래소 직원 등 사칭 사기 ▲가상자산 리딩방, 대리매매 사기 ▲대체불가토큰(NFT) 경매 사기 등이다.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수할 기회라며 락업 설정된 코인투자를 권유받았지만, 락업 해제일에 가격이 폭락해 손실을 본 경우가 락업코인 판매 사기에 해당한다. 대형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된 유명코인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현혹했지만 이름만 같은 가짜 코인이었고, 판매업체는 잠적해버린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이 사례집을 홈페이지에 전자파일 형태로 게시하고, 전국 노인복지관과 고용지원센터,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고령자 등을 위주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인 닥사(DAXA)와 공동으로 가상자산 투자사기 대표 유형 숏폼 시리즈, 투자자 유의 사항 교육 영상을 SNS 채널 등에 게시하고, 닥사 홈페이지에도 통합 정보 게시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일 본 책자에 기재된 사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투자사기를 당했다고 의심되는 경우, 즉시 금감원이나 경찰에 신고하고 상담과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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