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식의 와인스토리] 샤또 당글레스(d'Angles)

신성식 ETRI ICT전략연구소 연구전문위원 2024. 4. 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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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그독에 프랑스 와인의 최상 등급인 AOC 비중은 10% 정도에 그치고, 그나마 지역(Region) 단위 AOC뿐이었다.

라 끌라프(la Clape)가 2015년 6월 랑그독 최초이자 유일하게 보르도의 뽀이약이나 부르곤뉴의 샹볼-뮤지니와 같은 마을(Commune) 단위의 AOC로 선정됐다.

2022년 12월 15일, CDP에 이은 랑그독 와이너리 방문의 시작으로 샤또 당글레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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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ETRI ICT전략연구소 연구전문위원

랑그독에 프랑스 와인의 최상 등급인 AOC 비중은 10% 정도에 그치고, 그나마 지역(Region) 단위 AOC뿐이었다. 라 끌라프(la Clape)가 2015년 6월 랑그독 최초이자 유일하게 보르도의 뽀이약이나 부르곤뉴의 샹볼-뮤지니와 같은 마을(Commune) 단위의 AOC로 선정됐다.

라 클라프는 서쪽 나르본(Narbonne)과 동쪽 지중해 사이에 돌출한 산괴(山塊)이다. 2000여 년 전에 이미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의 10군단 로마 병사들이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이 바위산에 최초로 포도나무를 심었다. 화이트 품종 부르불랑(Bourboulenc) 선택은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서 부르불랑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지혜를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포도 재배는 수세기에 걸쳐 계속됐으며, 프랑스 왕조에 속하게 된 이후로는 중요한 해상 무역로인 오드(Aude)강 하구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은 왕실수비대에 의해 오백년 이상 점유됐다. 프랑스 혁명 후 마을 시장인 바르뗄레미 에띠엔 당글레스(Barthelemy Etienne d'Angles)가 인수했다. 19세기 말 분할되기 전에 포도원은 백년 이상 앙글레스 가문의 소유로 남아 있었다.

라 클라프는 프랑스에서 가장 햇볕이 많아 덥고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곳 중 하나이다. 바람 덕분에 병충해가 적어 포도나무에는 최적이고, 해발 고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며, 배수가 잘 되고 미네랄이 풍부한 석회질, 점토와 모래, 사암 등이 섞인 토양이다. 앞으로 랑그독 지역을 견인해 갈 AOC로 '랑그독의 차세대 사또네프-뒤-빠쁘'로 각광받고 있다.

샤또 당글레스(d'Angles)는 샤또 라피트 로칠드의 와인 메이커로 재직한 8년을 포함해 메독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에릭 파브르(Eric Fabre)가 2001년 설립했다. 그는 자신의 와이너리 운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님므(Nimes)에서 뻬르피냥(Perpignan)까지 지중해변 떼루아를 샅샅이 뒤졌고, 라 끌라프에 정착했다.

그의 아들 비안네(Vianney) 파브르가 보르도에서 포도재배 및 양조학을 전공하고 파리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후, 샴페인 볼랭저(Bollinger)에서 5년 근무하다가 2010년에 샤또 당글레스에 합류했다. 부자는 45헥타르의 각 포도밭 재배를 환경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유기농 방식에의 전환으로, CDP의 샤또 몽르동처럼 HVE(높은 환경 가치)3 라벨을 받았다.

2022년 12월 15일, CDP에 이은 랑그독 와이너리 방문의 시작으로 샤또 당글레스로 향했다. 아비뇽에서 출발한 여정의 마지막은 오드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하구 해수면과 도로의 높이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겨울 바캉스를 하루 앞둔 샤또 당글레스는 안팎이 조용했고, 시음 담당 매니저는 샤또가 생산하는 6개 와인 모두를 새롭게 오픈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기본급 클라식(Classique) 화이트·로제·레드와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은 나뛰르(Nature) 레드, 오크 숙성을 하는 최상급 그랑 뱅(Grand Vin) 화이트·레드를 시음했다.

명성대로 와인들의 완벽한 균형감이 훌륭했다. 게다가 가격대가 10유로 초반에서 20유로 초반으로 가성비가 돋보인다. 부르불랑이 주품종인 그랑 뱅 화이트는 샤또 미션 오브리옹(Mission Haut Brion)이 생각나게 한다는 평론가의 코멘트도 있다. 할인매장과 협업으로 한국에만 출시했다는 위 리저브(Oui Reserve) 당글레스가 궁금해졌다.

신성식 ETRI ICT전략연구소 연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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