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설계자는 박길룡이 맞았다…도면 발견

노형석 기자 2024. 4. 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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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장가 간송 전형필(1904~1962)이 일제강점기 국외로 반출될 처지에 처했던 이 땅의 수많은 명품 문화유산들을 사들여 보존하면서 수장 및 전시공간으로 1938년 건립한 보화각(현재 이름은 간송미술관)의 진열실과 본관, 진열장 등의 설계도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29일 재개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가을 미술관 옛 수장고에 있던 보화각 건립 당시의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건축가 박길룡이 1938년 4월 완성해 전달한 보화각의 건물 전체 외관과 내부 평면, 계단실, 돌출부 등에 대한 청사진 도면을 발견했으며, 이 자료들을 다음달 1일부터 6월16일까지 열리는 재개관전에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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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건축가 박길룡 작품으로 정식 확인
“근대 도면으로는 시기 가장 일러”
1938년 4월 건축가 박길룡이 완성해 간송에게 제출한 당시 보화각(현 간송미술관)의 설계도면. 4개의 도면 가운데 1번 도면으로 건물 정면 및 측면과 평면, 각 복도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대수장가 간송 전형필(1904~1962)이 일제강점기 국외로 반출될 처지에 처했던 이 땅의 수많은 명품 문화유산들을 사들여 보존하면서 수장 및 전시공간으로 1938년 건립한 보화각(현재 이름은 간송미술관)의 진열실과 본관, 진열장 등의 설계도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 설계도는 20세기 초 조선 최초의 근대 건축가로 평가되는 박길룡(1898~1943)이 1938년 4월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국내 건축계에서는 간송미술관 형태를 만든 건축가는 박길룡이라는 것이 통설이긴 했으나 구체적인 근거자료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확실하게 그가 설계했는지를 놓고 지난해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으나(한겨레 2023년 6월8일치) 도면 발견으로 논란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29일 재개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가을 미술관 옛 수장고에 있던 보화각 건립 당시의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건축가 박길룡이 1938년 4월 완성해 전달한 보화각의 건물 전체 외관과 내부 평면, 계단실, 돌출부 등에 대한 청사진 도면을 발견했으며, 이 자료들을 다음달 1일부터 6월16일까지 열리는 재개관전에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두번째 도면. 1층 바닥면 아래 내부를 위에서 내려다본 상복도(床伏圖)및 각 상세도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세번째 도면. 건물 내 돌출부 등을 담은 평면 상세도면의 일종인 구계도(矩計圖) 및 기타 상세도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네번째 도면. 계단 단면 및 기타 상세도를 담고 있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전시장에 공개하는 미술관 건립 청사진 도면은 네가지 종류다. 건물의 정면과 측면 외관, 각 평면 구조를 담은 일반 도면과 1층 바닥면 아래 내부를 위에서 내려다본 상복도(床伏圖)및 각 상세도, 건물 내 돌출부 등을 담은 평면 상세도면의 일종인 구계도(矩計圖), 계단 및 기타 상세도다.

이 네종의 도면은 모두 오른쪽 상단에 박길룡건축사무소라는 업체명을 달고 공사명으로 전형필씨 서화진열실 신축공사 설계도라고 명기하고 있고 그 아래에 1번부터 4번까지 일련번호로 도면 명칭이 게재되어 있다. 서양인이나 일본인이 아닌 조선의 건축가가 개별적으로 설계한 근대 도면으로는 시기가 가장 이른 것으로 건축사적 가치가 지대한 일급 사료라는 게 미술관 쪽의 설명이다.

간송미술관 1층 재개관전 전시장. 박길룡의 청사진 설계도면 넉 점이 건축사무소의 자료 봉투 등 당시 건축 관련 자료들과 함께 공개됐다. 노형석 기자

간송의 손자인 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지난해 건축잡지 ‘공간’과 한겨레에 미술관 설계자를 둘러싼 논란이 소개될 때까지 박길룡의 청사진 설계도면이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했다”면서 “이후 간송의 일기대장 등 수장고의 여러 사료를 조사하고 정리하던 중 건립 관련 자료를 담은 상자 안에서 푸른빛 종이를 찾아냈고, 이 종이가 바로 박길룡의 청사진 도면이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보존처리 과정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재단 쪽은 올해 10~11월 건축계와 함께 박길룡의 설계도면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열어 간송과 박길룡의 협업과 설계 작업 과정 등을 조명할 계획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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