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봄엔 벚꽃, 가을엔 금국 즐긴다”…여주시 체류형 자전거 명소 조성

유진동 기자 2024. 4. 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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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강천보에서 강원 섬강길을 가기위해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들. 여주시 제공

 

자전거 인구 1천200만명 시대다.

최근 야외 활동 인구도 증가함에 따라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여행 및 관광 개발 지수(TTDI ·2021)에서 국내 관광, 집 근처 여행, 야외 활동, 자연 기반 상품 및 농촌 관광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한 관광과 여행 산업을 회복시킬 주목할 만한 분야로 꼽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 관광 활성화 정책을 통해 이 같은 수요와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 국토 종주 자전거길과 연계한 지역 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자전거 도로 연결, 정류소와 쉼터 같은 인프라 구축을 지자체와 함께 준비, 자전거 친화 도시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4대강에서 인근 중소도시로 퍼지는 자전거길을 연결해 자전거 관광을 활성화하면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며 “관련 정책을 잘 수립하고 예산을 반영해 지역으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에서 충주를 잇는 남한강변 봄 개나리꽃을 즐기며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들. 여주시 제공

■ 평탄한 길과 빼어난 경관 갖춘 최고의 자전거길

이런 시점에 여주시가 자전거 친화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토 종주 자전거길은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한 자전거 전용도로로, 여주는 팔당, 이포, 강천, 충주댐에 이르는 한강 종주 자전거길 남한강 구간의 중심에 있다.

특히 여주가 자전거 친화 도시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남한강을 따라 보이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평탄한 코스 덕이다.

자전거 스포츠는 날씨와 상관없이 사계절을 모두 즐길 수 있으면서 동시에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는 스포츠다.

특히 여주 구간은 봄에는 강변을 따라 핀 산수유, 개나리, 벚꽃이 가을에는 수만 평의 금국과 은행나무가 장관이다.

게다가 대부분 높낮이가 없는 평지인 데다 사방이 강과 들판으로 시야가 탁 트여 있어 다양한 연령층의 라이더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남한강변을 따라 잘 닦인 자전거 전용도로에 파노라마로 즐기는 강변의 넓은 시야, 곳곳에서 만나는 문화 유적은 시가 지역 관광과 연계해 자전거 스포츠 관광에 힘을 쏟는 가장 듬직한 배경이다.

서울에서 충주를 잇는 남한강 자전거길 여주 강천보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들. 여주시제공

■ 한강 자전거길 종주 노선, 136㎞

한강에 설치된 자전거길의 총연장 길이는 310㎞이고, 이중 종주 노선은 136㎞이다.

팔당대교-이포보-여주보-강천보-충주댐은 각각 46㎞, 14㎞, 10㎞, 66㎞ 구간이다.

여주에서 하룻밤 묶고, 남한강을 따라 전국 각지로 잘 닦인 국토 종주 자전거길을 달리다보면 각 지역의 유명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한반도 중심 여주에는 한해 1천500만명의 관광객이 여주프리미엄아울렛과 세종대왕릉, 천년고찰 신륵사, 명성황후 생가, 강천섬 등 관광지를 찾는다.

여주 자전거길은 서울에서 양평, 이포, 여주, 강천보를 따라 남쪽의 문경 길로 들지 않고 섬강 자전거길을 타고 문막과 원주 간현유원지를 지나 강원도 횡성으로 빠지는 길도 경관이 좋기로 이름난 코스다.

남한강의 지천인 금당천 둑길과 양화천 둑길을 자전거길로 정비한다면 자전거를 타고 안전하게 양평과 이천으로 가는 새로운 자전거길을 만들 수 있다.

국내 유명골프장 25곳이 운영중인 여주는 골프 8학군으로 불린다. 여기에 자전거길을 연결망으로 동서남북을 연결한다면 또 다른 명소로 각광 받게 된다.

자전거길은 조성은 유지 관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자전거길 정비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여기에 여주의 지정학적 이점도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아침에 출발하면 여주가 하룻밤 쉬어가기에 알맞은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류형 자전거 관광이 가능하다.

지난 2016년 여주까지 경강선이 개통되면서, 주말을 이용해 전철을 타고 자전거를 즐기는 여행객들도 많이 늘었다. 전철을 이용할 경우 여주역에서 내려 이포 길로 접어들 수 있으며, 그 반대도 가능하다.

서울에서 충주를 잇는 남한강 자전거길 여주구간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들. 여주시 제공

■ 전국 최초 자전거 이동레일 도입한 ‘바이크텔’ 등 원도심 활성화

스포츠 관광은 수요와 공급, 주체와 객체의 상호 유기적인 관계로 이뤄진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국토 종주 자전거길이 만들어지면서 공급과 시설 면이 앞서갔다면, 지금은 라이더의 수적 증가와 질 높은 서비스요구에 공급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화답해 여주는 자전거 관광객을 위한 수도권 최초의 일명 ‘바이크텔’을 만들고 있다. 신륵사 관광지에 있는 기존의 숙박 시설을 리모델링 해 만드는 ‘바이크텔’은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987㎡) 규모로 2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

이 시설은 설계 단계부터 자전거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층간 이동이 편리하도록 계단에는 자전거 전용 레일을 설치하고, 편의성을 고려한 자전거 전용 보관소 및 정비실을 갖추었다. 또한, ‘나홀로’ 여행객이 많은 라이더들의 수요를 반영한 도미토리 객실과 소규모 가족 라이더를 위한 취사가 가능한 가족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는 6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자전거길과 연계된 원도심에 자전거 정류소, 안내소, 자전거 수리, 자전거 재생센터 등의 시설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2층(1천692㎡) 규모의 자전거 여행 스테이션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단순한 편의시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전국의 자전거 관광객을 원도심으로 이끌어 원도심 활성화의 한 축으로, 나아가 올 연말에 완공되는 남한강 출렁다리와 신륵사 관광지를 하나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조정아 여주 부시장이 말하는 시의 기획 의도는 훨씬 구체적이다.

조 부시장은 “현 시청사가 자리 잡은 여주의 원도심은 역세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또 최근 신청사 이전 계획이 확정되면서 인구가 감소하는 등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의 복안은 자전거를 이용한 스포츠 관광이라는 특화된 콘텐츠로 원도심을 오가는 유동 인구를 늘려 침체한 상권을 살리는 기회로 삼아 지역 경제 살리기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고 했다.

■ 이충우 여주시장 “여주를 인바운드 자전거 명소로 조성할 것”

이충우 여주시장. 여주시 제공

이충우 시장은 “외국인의 국내 여행을 뜻하는 ‘인바운드’ 자전거 관광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 배편으로 한국을 찾는 자전거 관광객이 늘면서 여주 영릉에서 자전거를 타고 온 외국인 관광객과 마주치는 것도 흔한 일이다”고 했다.

이 시장은 “우리 시는 한국관광공사, 자전거 전문여행사와 함께 공동으로 ‘베트남 자전거 팸투어’를 추진하고 있고 해외 고객 유치를 위한 간담회와 현장 답사도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는 문체부에 전국 규모의 자전거 축제 공모를 제안해 놓은 상태로 관련 부처와의 자전거길 관리 협의체의 구성 등을 논의중이다”며 “자전거 해설사 등 자원봉사 체계를 갖추는 등 후속 조치를 추진과 시야가 넓고, 노선과 관계없이 도시의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여행지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자전거를 이용한 시티투어 구상도 그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자전거를 이용한 스포츠 관광이라는 새로운 발상과 특화된 콘텐츠가 여주의 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 살리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많은 지자체와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많은 시민의 기대는 더 크다.

유진동 기자 jdy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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