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8분’ 정부 직격…尹대통령 “예상하고 있었다”

박성의 기자 2024. 4. 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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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A4용지 10장 분량 모두발언 통해 ‘채 상병·가족 문제’ 언급
영수회담 2시간10분 진행…李 “거부권 유감 표명‧특검 수용” 촉구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 (이재명 대표)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이야기이기에 예상하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약 720일 만에 이뤄진 첫 영수회담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 후 곧이어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를 맞으며 반갑게 악수했다.

"날씨가 화창하다"는 이 대표의 인사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만나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고대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날씨를 준 게 아닌가"라고 화답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차담이 시작됐으나, 이 대표는 모두발언부터 작심한 듯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4·10 총선민심을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이라며 18분 동안이나 날선 비판을 이어갔고, 윤 대통령은 중간 중간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점차 표정이 굳어갔다.

이 대표는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 중징계가 이어지고 있고, 기자와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국민들이 혹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가는 것 아닐까 걱정을 하는 세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라며 자신의 총선 공약이던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수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역화폐로 지급을 하면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연구·개발(R&D)예산 복원도 내년까지 미룰 게 아니라 가능하면 민생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있다면 한꺼번에 처리하면 좋겠다"며 "전세사기특별법이나 민생입법도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제안했다.

의정갈등과 관련해선 우려를 표하면서도, 의료개혁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의료개혁 정말 중요한 과제다. 그런데 의정갈등이 계속 심화되고 있어서 꼬인 매듭을 서둘러 풀어야 될 것 같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의료진의 즉각적인 현장 복귀, 전공 필수 지역 의료 강화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서 대화와 조정 통한 신속한 문제 해결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제안했던 국회공론화특위에서의 논의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향후 공개적인 유감 표명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유감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해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고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책무다. 국가가 곧 국민"이라며 "159명의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순직사건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 해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 요청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주가조작 의혹, 양평 고속도로 의혹 등에 대한 특검을 요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모두 발언이 끝난 뒤 "좋은 말씀 감사하다"며 "평소에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는 이 대표와 윤 대통령 외에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과 민주당 천준호 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분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은 2시간10분 만인 오후 4시14분경 종료됐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 결과를 곧 브리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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