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철수 효과 누린 '숲'…e스포츠로 글로벌 공략

편지수 2024. 4. 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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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50% 늘고 이용자 지표도 껑충
인프라 증설도 검토…변수는 '디도스'

올해 'SOOP'으로 사명을 변경한 아프리카TV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철수한 트위치의 스트리머(BJ), 이용자가 유입되면서 플랫폼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글로벌 플랫폼 '숲'을 출시하고 e스포츠와 게임 중심 콘텐츠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 

'트위치 난민' 몰려오니…유료 이용자 21% 늘어

SOOP(숲·전 아프리카TV)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50억원, 영업이익 287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1%, 56% 증가했다. 같은기간 순이익은 248억원으로 50% 가까이 성장했다.

플랫폼 매출은 '아프리카TV'의 별풍선(기부경제선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전년동기대비 30.2% 늘어난 787억원을 기록했다. SOOP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한국 철수로 다수의 스트리머가 아프리카TV에 다수 유입됐다. 정기적으로 방송을 진행하는 '액티브 트위치 스트리머'는 지난 2월 2800명에서 지난달 말 기준 4700명까지 증가했다. 

정찬용 SOOP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트위치 스트리머·이용자 유입 효과가 줄어든 게 아니냐는 질문에 "아프리카TV 플랫폼 MUV(월간순방문자)는 2월이 피크(고점)이 맞다"면서도 "MUV와 더불어 확인해야 할 것이 로그인 비율, 채팅이나 선물 등 참여 활동, 체류시간 등 활동성 지표"라고 강조했다.

김지연 SOOP IR실 이사는 "PU(유료 이용자) 지표가 유의미하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SOOP에 따르면 PU는 전분기 대비 21% 늘어났고, 페잉 레이트(스트리머에게 후원하는 이용자 비중)도 4.5%로 1%포인트 늘었다. 

SOOP의 전체 PU가 27만명이라고 했을 때, 그중 30%인 9만명이 트위치 스트리머에게 페잉(유료 결제)를 진행했다. 이중 55%는 전분기에 결제를 하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에 결제를 진행했다. SOOP은 신규 스트리머, 유저들과 함께하자는 밈(Meme)인 '품어'가 생겨날 정도로 기존 유저와 새로운 이용자들 간의 성공적인 융화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광고 매출은 1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1% 늘었다. 이는 지난해 7월 인수한 디지털 마케팅 전문사 CTTD의 연결 반영에 따른 효과다. 정 대표는 국내에 진출한 중국 커머스 플랫폼과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의 거대 커머스 플랫폼들이 국내에서 꽤 많은 마케팅, 광고를 하겠다고 밝혔고 숲과도 작게나마 얘기 나눴다"면서 "작게 테스트한 후 2차로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SOOP은 올해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진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네이버의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치치직'이 트위치 스트리머를 흡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데, 경쟁에서 얼마나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치지직은 지난달 227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모으며 아프리카TV(248만명)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SOOP은 버츄얼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고, 전문적으로 방송을 시청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UI·UX(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을 변경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리브랜딩의 계기를 우리가 만들고 있고 백엔드, 프론트엔드를 비롯한 기술적 변화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리그동안의 경험, 인사이트가 있기 때문에 (매출, 리브랜딩)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저 자신의 확신은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말 출시 예정인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서는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에정이다. 정 대표는 "기존의 스트리밍 플랫폼과 달리 e스포츠 구단, 게임 중심 서비스를 하고 아프리카TV 코리아의 고유 에셋(자산)을 잘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OOP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중요한 역량으로 자체적으로 보유한 e스포츠 프로덕션(콘텐츠 제작) 능력을 꼽았다. SOOP은 현재 삼성 '프릭업 스튜디오', 잠실 ‘비타500 콜로세움', 상암 '아프리카 콜로세움'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추가로 스튜디오 증설을 검토 중이다. 정 대표는 "기존 스튜디오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e스포츠 콘텐츠 제작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체 인프라가 필요하다"면서 "작년부터 꽤 괜찮은 게 있어서 구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는 지난해 말 e스포츠 리그를 덮친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공격이다. SOOP의 올해 1분기 콘텐츠 제작비는 전년동기대비 46.4% 줄어들었는데,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게임 콘텐츠 제작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렇게까지 대응하기 어려울 줄은 몰랐다. 가능한 법적 조치는 모두 했는데 추이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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