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마늘 피해 재해 수준…제주 마늘 농가 속탄다

심재웅 기자 2024. 4. 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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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산 마늘이 다음달 수확을 앞둔 가운데 지역 마늘 주산지 '벌마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도내 마늘 재배면적 1053㏊ 가운데 약 48%(510㏊)가 벌마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 정무부지사는 "지역 벌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저품위 마늘을 수매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앞으로 농협과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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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부족, 잦은 비 원인
제주 지역 절반 피해 추정
‘벌마늘’ 피해를 본 마늘. ‘벌마늘’은 마늘 쪽이 정상보다 많아지는 현상으로 먹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깐마늘 가공이 어려워 상품성이 낮다.

제주산 마늘이 다음달 수확을 앞둔 가운데 지역 마늘 주산지 ‘벌마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마늘’은 마늘 줄기가 생장을 멈추지 않는 이른바 ‘2차 생장’으로 인해 쪽 개수가 상품보다 두배 가량 많아지는 현상이다.

제주도는 도내 마늘 재배면적 1053㏊ 가운데 약 48%(510㏊)가 벌마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산지 관계자에 따르면 ‘벌마늘’ 피해가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에서 2만6446㎡(8000평) 규모로 마늘을 재배하는 이장용씨(62)는 “마늘 농사를 지은이래 올해처럼 벌마늘이 심한 적은 처음”이라며 “벌마늘 발생률은 5% 이내여야 정상인데, 피해가 심한 곳은 벌마늘로 뒤덮여 상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한 농민은 “마늘이 마치 난초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마늘 줄기가 새로 돋는 ‘2차 생장’이 발생한 모습.

도 농정 당국과 농협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생육기인 2~3월 많은 강우량과 부족한 일조 시간을 피해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제 도에 따르면 2~3월 지역 강우 일수는 28일로 지난해(21일) 대비 7일 많았고, 일조 시간은 216시간으로 전년(322시간)보다 106시간이나 짧았다.

농가들은 정부가 이런 피해를 재해로 인정하고,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복천씨(67·일과리)는 “최근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손이 많이 가는 마늘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이 많다”며 “그럼에도 버티고 있는 농가에 살길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관계자들이 29일 제주도청 앞에서 정부의 ‘벌마늘’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도 29일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속한 피해 조사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협회는 정부에 피해 마늘 전량 수매와 농가 보상책 마련을 요구했다. 아울러 공공 비축을 확대해 수급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왼쪽 두번째), 윤재춘 제주농협본부장(맨 오른쪽부터), 강성방 서귀포 대정농협 조합장 등이 ‘벌마늘’ 피해 양상과 향후 대책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편 김애숙 도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도 관계자는 28일 대정읍 영락리에 있는 한 마늘밭에서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현장에는 강성방 대정농협 조합장, 윤재춘 제주농협본부장, 지역 마늘 재배농가 등이 함께했다.

김 정무부지사는 “지역 벌마늘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저품위 마늘을 수매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앞으로 농협과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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