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동반자 중진공 … 깐깐한 해외인증 뚫었죠"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4. 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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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도라코리아 권성열 대표
산업폐기물 처리 전문업체
중진공 수출바우처 사업참여
인증문턱 넘고 영문홍보까지
中·유럽·캐나다 등 시장 넓혀

2004년 창업한 오카도라코리아는 음식물 쓰레기, 수산 및 축산 폐기물, 분뇨, 하수 슬러지를 비롯한 각종 슬러지, 폐유와 같은 유계폐기물 등 다양한 산업 폐기물을 처리하는 사이클론 건조기와 초고속 탄화기를 생산·설치하는 기업이다.

오카도라코리아의 건조기와 탄화기는 기존 수평형 제품과 달리 수직형 고효율 제품으로 업계에서는 혁신적 제품이라는 평가다. 사이클론 핀의 빠른 회전으로 액체부터 고체까지 다양한 형태의 폐기물을 건조해 기존 건조기보다 4~6배 이상 높은 효율과 건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나 악취를 제거해 무폐수·무취의 장점이 있다. 초고속 탄화기는 무산소 상태에서 700도 이상 열풍으로 간접 가열해 산소와 접촉하지 않는 환원 상태에서 열분해가스만 발생하기 때문에 2차 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오카도라코리아의 가장 큰 장점은 한 대의 건조·탄화 시설로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폐기물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대를 설치해야 하는 타 건조기에 비해 효율적인 이유다. 이렇게 처리된 폐기물은 그 종류에 따라 비료나 사료, 재생유, 골재 등으로 다양하게 재활용된다. 오카도라코리아는 이 같은 기술 차별화로 국내 하수 처리장을 비롯해 각종 폐기물 처리장에 100여 기의 건조기 및 탄화기를 설치·운영 중이다.

하지만 정밀기계 엔지니어 출신으로 20년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권성열 대표는 "국내에서는 뛰어난 제품력을 믿고 구매하는 곳이 점점 늘었지만 수출의 벽은 생각보다 넘기가 쉽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오카도라코리아는 창업 후 20년간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입지를 굳힌 뒤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2014년 중국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인도네시아·베트남과 수출을 논의했지만 건조와 탄화 시스템을 설치하는 대규모 사업이라 수출이 쉽지 않았다. 이에 직접수출 대신 협력사를 통한 간접수출을 시도해 중국 도금업체의 폐수처리에 부분적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러던 중 2023년 국내 협력사를 통한 헝가리 수출 제안이 들어왔다. 이번에도 직접수출이 아닌 협력사를 통한 간접수출이었지만 오카도라코리아 입장에선 조건을 까다롭게 따지기보다는 수출이라는 큰 벽을 넘는 게 최우선일 때다.

권 대표는 헝가리 수출에 필요한 CE인증을 받기 위한 준비를 하던 중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수출바우처 사업을 알게 됐다. 당시 수출 경험이 없던 오카도라코리아로서는 수출바우처를 통해 CE인증 획득을 위한 지원과 홍보를 위한 영문 홈페이지, 영문 홍보 동영상 등을 제작할 수 있었다.

권 대표는 "회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영문 홈페이지가 필요했고 수출바우처 지원으로 영문 홈페이지에 이어 외국어 홍보 동영상을 제작한 것도 판로 개척에 큰 힘이 됐다"며 "과정이 다소 복잡하고 준비할 서류나 자료가 많아 어려움을 겪었던 CE인증도 수출바우처 지원으로 획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출을 준비하던 중 2016년 권 대표는 이미 한 차례 수출 논의가 있었던 중국 국유 정유회사 페트로차이나로부터 다시 직접수출 제의를 받았다. 수출바우처로 CE인증을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까다롭기로 소문난 중국규격인증(CSEL)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었다. 2023년 10월 수출 선적 납품을 완료했다. 2023년 12월부터 중국 페트로차이나에 오카도라코리아 엔지니어를 파견해 설치 작업을 지원하고 시운전 중에 있다. 오카도라코리아 입장에서 직접수출 1건이었지만 규모는 약 300만달러로 결코 작지 않은 시작이었다.

이번 페트로차이나에 설치한 사이클론 건조기와 탄화기 플랜트는 까다로운 오일슬러지를 처리하는 것으로 오카도라코리아의 기술력을 극대화한 제품이라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오일슬러지처럼 다른 산업 폐기물 처리 기업들이 하기 힘든 특수 폐기물을 무취, 무방류 처리 시스템, 무산소 탄화 기술 등 오카도라코리아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처리하고 있다.

2023년은 오카도라코리아의 수출이 시작된 원년이다. '중진공 수출바우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됐다. 수출바우처를 통해 당장 수출에 필요한 해외 인증을 받을 수 있었고, 앞으로 수출에 도움이 될 수출 관련 정보와 홍보 자료를 재정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준비와 노력 덕분에 2024년 오카도라코리아는 중국, 헝가리, 캐나다와 수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권 대표는 "동종 기업이 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나간다면 앞으로 오카도라코리아가 뻗어 나갈 세계는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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