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비금융 인수’ 총력전…포스증권에 롯데손보도 눈독

조문희 기자 2024. 4. 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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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체제 이후 포트폴리오 다각화 박차…포스증권 인수 속도
M&A 최대어 롯데손보도 품에 안을까…‘적정 몸값’엔 이견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5대 금융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우리금융의 실적 부진에 자본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우리금융은 올 초부터 은행권을 강타한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서 다소 비껴나 있는데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증권 계열사가 없어 절대적으로 은행 수익에만 의존하다보니, 리스크 분배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비금융권 인수합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금융권까지 몸집을 불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단 한국포스증권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보험사 인수합병(M&A) 최대어로 떠오른 롯데손해보험 인수까지 넘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 시사저널 박정훈

재무구조 개선 나선 포스증권…우리금융 인수 가능성↑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르면 5월 포스증권 인수 계획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공을 들였지만, 매각 금액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이에 소형 증권사까지 눈을 낮춰 포스증권 인수를 추진해왔다.

포스증권도 자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인수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포스증권은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주당 액면가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무상 감자를 결정했다. 만성 적자로 커진 결손금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6월25일로, 이날 이후 인수를 위한 실무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포스증권 인수 자체가 우리금융 실적 개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포스증권의 몸집이 워낙 작은데다, 온라인 펀드판매 플랫폼 기반이라 여의도 본점을 제외하면 영업점도 없기 때문이다. 증권가 핵심 업무인 리테일 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포스증권을 우선 인수,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해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리종합금융의 규모를 고려하면 합병 이후에는 중형 증권사로 몸집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금과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종금업 라이선스 보유로 합병 후 10년간 발행어음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증권사의 성장 여력 자체는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국내 손해보험업계 7위인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연합뉴스

M&A '최대어' 롯데손보에도 '손짓'…"무리하진 않을 것"

대형 딜은 보험업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국내 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롯데손보 인수전에 참전했다. 블랙록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블랙스톤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함께 인수 경쟁을 치른다. 현재는 실사를 통해 인수 가격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국내 손보업계 7위로, 지난해 30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시가총액도 1조원대를 넘겨, 보험업 M&A 시장 최대어로 거론된다. 시장에선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합병 이후 순이익 규모는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적정 몸값에 대한 양측의 시선이 다르다는 점이 변수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조원 이상대 가격에 매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금융은 1조원대에 베팅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성욱 부사장은 지난 26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그룹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업 진출 검토는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한적인 자본비율과 높아져 가는 시장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도 고려해야 한다"며 "인수 가격과 인수 후 자본 비율이 얼마나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 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82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8% 감소했다. ELS 손실 배상액은 75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전체 순이익에서 95%를 차지하는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8.4% 감소하면서 그룹 실적을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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