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셰플러인 세상에서 매킬로이가 부른 노래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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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가 록스타로 변신했다.
선수들은 대회를 마치면 곧장 이동하는 게 보통인데 매킬로이는 일부러 텐트를 찾아 흥겹게 노래 한 곡을 뽑았다.
매킬로이는 이날 취리히 클래식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5승을 달성했다.
콘서트 텐트의 무대에도 당연히 같이 올라가 맥주병을 부딪치며 매킬로이가 노래하는 동안 눈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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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5m 클러치버디, 마지막 홀 어프로치 결정적
4승 셰플러 독주 속 작아졌던 2인자, 특별한 시즌 첫승
이례적 ‘무대 인사’도···록그룹 저니 노래에 관중 ‘떼창’
골프 스타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가 록스타로 변신했다.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들고 록밴드의 곡을 열창했고 수백 명의 팬이 ‘떼창’으로 따라 불렀다.
때아닌 ‘콘서트’가 열린 곳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골프장인 TPC루이지애나(파72). 부대 행사를 위해 마련된 콘서트 텐트였다. 선수들은 대회를 마치면 곧장 이동하는 게 보통인데 매킬로이는 일부러 텐트를 찾아 흥겹게 노래 한 곡을 뽑았다. 노래방 기계 반주에 맞춰 부른 것은 미국 록밴드 저니의 1981년 곡 ‘돈 스톱 빌리빙(Don’t Stop Believin’)’. 가사의 주된 내용은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될 거야. 너 자신을 믿어’라는 것이다.
매킬로이는 이날 취리히 클래식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5승을 달성했다. 25승은 통산 승수 부문 2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 대회 전 매킬로이의 마지막 우승은 지난해 7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이었다.
과거 경쟁자도 아니었던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올 들어 마스터스 제패 등 4승이나 하는 동안 매킬로이는 톱10 한 번이 고작이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석권)의 마지막 조각인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22위로 또 좌절했다. 이번 우승이 유독 반가운 이유다. 멀찍이 달아나는 1인자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외로운 2인자로 굳어지던 시점에 나온 우승이다.
취리히 클래식은 2인 1조 경기 방식의 독특한 대회. 일반적인 대회 우승보다 보통은 덜 쳐주지만 매킬로이는 그 어느 우승 때보다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10대 때부터 우정을 쌓아온 ‘절친’ 셰인 라우리(37·아일랜드)와 합작한 승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매킬로이와 라우리는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3개로 4언더파를 보태 최종 합계 25언더파 263타를 적었다. 마틴 트레이너(프랑스)-채드 레이미(미국)와 동타로 18번 홀(파5)에서 연장을 치렀고 첫 홀에 파를 지켜 보기를 기록한 트레이너·레이미 조를 이겼다.
볼 한 개를 2명이 번갈아치는 포섬 방식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매킬로이 조는 6번 홀까지 선두에 5타 뒤진 10위였다. 그러다 7번(파5), 8번 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연속 버디에 분위기가 달궈졌다. 라우리가 기회를 열어주면 매킬로이가 마무리하는 패턴이 계속됐다. 388야드짜리 파4인 10번 홀에서 매킬로이는 드라이버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낸 뒤 라우리의 정확한 칩샷을 또 버디로 연결했다.
16번 홀(파4)에서는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5m 거리의 클러치 버디 퍼트를 넣어 공동 선두를 만든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매킬로이의 이 홀 티샷 실수를 만회한 라우리의 두 번째 샷이 좋았다. 다음 홀에서 보기가 나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해야만 연장에 가는 상황. 매킬로이는 부담스러운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을 잘 붙여 버디를 이끈 뒤 연장에서 상대 조의 길지 않은 파 퍼트 실패에 마침내 시즌 첫 트로피를 들었다. 라우리는 2019년 메이저 대회 디 오픈 제패 이후 거의 5년 만의 PGA 투어 3승째다.
매킬로이와 라우리는 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전) 때도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덩치가 큰 라우리는 이날 우승 확정 뒤 매킬로이를 안고 번쩍 들어 올렸다. 콘서트 텐트의 무대에도 당연히 같이 올라가 맥주병을 부딪치며 매킬로이가 노래하는 동안 눈을 맞췄다.
매킬로이는 “라우리와 같이 먹고 경기한 한 주는 환상적이었다. 마지막에 보너스로 우승까지 선물받았다. 내년에 또 같이 와서 타이틀 방어를 하겠다”고 했다. 매킬로이와 라우리에게는 각각 128만 6050달러의 우승 상금이 주어졌다.
이경훈과 마이클 김(미국)은 20언더파 공동 11위로 마감했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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