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AI 저작권 걱정 '뚝'…KT는 다 계획이 있다 [현장에서]

안세준 2024. 4. 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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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등 문제 없도록 TF 구성"…KT RAIC 역할도 강조될 듯
천정부지로 치솟은 콘텐츠 제작비…"캐스팅 등 보단 콘텐츠 본질에 집중"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김영섭 대표께서 연초에 딥페이크나 콘텐츠의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해 철저한 모니터링을 지시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룹사 전체가 모여 TF를 구성해 철저하게 걸러냈습니다."

29일 오전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전무는 AI 콘텐츠 제작이 저작권 침해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29일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본부장 전무가 'AI 혁신 파트너, KT 종합미디어사업자로 도약' 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이날 KT는 KT그룹 미디어 밸류체인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한 혁신 서비스를 소개했다. IPTV업계 최초로 AI로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B2B 종합 미디어 솔루션인 '매직플랫폼'도 공개했다.

KT는 매직플랫폼을 활용해 'AI오브제북'을 제작했다. AI오브제북은 밀리의서재 전자책에서 AI로 핵심 키워드를 추출한 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에서 더빙 목소리를 합성한다. 이후 지니뮤직이 생성형 AI로 제작한 배경음악을 입혀 완성한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저작권 문제 NO"…KT의 근거 있는 자신감

전 세계적으로 AI 학습·저작물에 의한 분쟁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우리나라는 정작 'AI 기본법'도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채 계류돼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KT가 AI로 인한 저작권 침해 우려에 대해 장미빛 전망을 제시한 셈이다.

김 전무는 "사실 왜곡이 되고, 많은 분들한테 불편함을 주고,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서 철저하게, 사전에 준비하고 방어하고 있다"며 "저작권 부분은 기준이 있다. 윤리원칙이라기보다는 법적인 기준이 있고 70년 고정이 돼 있다. 이 기준으로 철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무의 발언을 요약하면 그룹사 대표 지시에 따른 저작권 침해 모니터링 강화, 현행법인 저작권법 준수로 좁혀진다. 그러나 KT가 자신감을 내비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KT는 RAIC를 보유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RAIC는 책임감 있는 인공지능 센터(Responsible AI Center)를 뜻한다. KT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AI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RAIC를 최근 신설했다. KT는 지난해 AI 윤리 원칙을 수립한 바 있다. 연이어 RAIC를 신설하며 AI에 대한 거버넌스 체계까지 확립하게 된 것이다.

또한 KT는 '캐나다 벡터연구소'와도 책임감 있는 AI 등의 의제를 놓고 협력하고 있다. 벡터연구소는 2017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민간기업의 합작 투자로 설립된 세계적인 AI 연구기관이다. 벡터연구소는 KT의 초거대 AI인 '믿음(Mi:dm)' 중심으로 AI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RAIC 센터장을 맡은 배순민 KT 상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센터가 설립이 돼서 체계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RAIC가) 미디어를 포함해 KT AI의 모든 것에 대한 정책을 정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가이드라인을 가져가는 일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29일 KT그룹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왼쪽부터 김호상 skyTV 대표,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전무,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T]

◇치솟은 콘텐츠 제작비…배우 캐스팅 대신 본질에 '주력'

이번 KT 미디어데이 핵심은 미디어와 AI의 결합, 그리고 자체 콘텐츠 역량 강화였다. KT는 자체 제작 역량을 극대화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예능 제작은 스카이TV(skyTV)가 주도하고, 드라마는 KT스튜디오지니가 담당하는 K-콘텐츠 양 날개 전략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미디어와 AI 결합 과정에서 문제점 중 하나가 저작권 분쟁이었다면,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치솟은 제작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었다. KT그룹 측은 공감한다고 했다. 김 전무는 "제작비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보니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KT가 내세운 대안 중 하나는 제작비를 절감하고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배우 섭외 등 캐스팅 비용을 줄이면서 콘텐츠 시나리오에 주력하기로 했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제작비가 정말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로컬 사업자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며 "캐스팅 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해 드라마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더 길고 세밀하게 가져가서, 일어날 수 있는 비용의 누수를 최대한 막으려고 한다. 그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법들을 계속해서 테스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자리에서 KT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 셋톱박스'를 하반기 중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yTV 개국 20주년을 맞아 ENA 채널의 새로운 슬로건인 '매일 새로운 ENA'도 소개했다. 이 슬로건은 일반 성우의 목소리가 아닌 KT의 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바탕으로 개발된 AI 보이스 '에나'의 목소리로 제작됐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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