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4월 1위->24년 최하위 추락, 롯데의 잔인한 봄은 언제 끝이 날까 [MK초점]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4. 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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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까지 KBO리그 1위를 질주했던 팀이 2024년 4월 최하위로 추락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잔인한 봄은 언제 끝이 날까.

롯데는 KBO리그 정규시즌 4월 일정을 1경기 남겨둔 현재 4월까지 KBO리그 최하위가 확정됐다. 29일 현재 KBO리그 최하위인 롯데는 30일 사직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주중 홈 3연전 첫 경기를 치르고 9위 KT는 같은 날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 원정 3연전 첫 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하지만 롯데와 KT의 경기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져 있는 상황이기에 30일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양 팀의 순위는 뒤바뀌지 않는다. 롯데는 30일 키움전에서 승리하더라도(9승) 시즌 10승까지 1승을 더 추가해야 하는 상황. 4월까지 리그 최하위가 확정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2024년 4월을 최하위로 마치게 됐다. 사진=김재현 기자
불과 1년 전 롯데의 찬란한 봄과 비교하면 믿을 수 없는 추락이고 전락이다. 지난해 롯데는 개막 이후 치른 14경기서 6승 8패에 그치며 부진했다. 그러나 2023년 4월 20일 사직 KIA전 승리를 시작으로 내리 8연승을 달리며 4월 30일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롯데는 이후 5월에도 SSG 랜더스, LG 트윈스 등과 선두권 경쟁을 펼치며 뜨거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6월 이후 부진으로 리그 최종 순위는 7위에 그쳤다. 결국 1년 페넌트레이스 전체를 본다면 실패한 시즌이 됐지만, 롯데의 뜨거웠던 봄은 많은 팬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겼다.

그리고 올해 명장 김태형 감독 부임과 함께 시작한 2024시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롯데의 현실은 지난해 봄이 마치 덧없는 기억이었다는 듯이 단독 최하위로 쌀쌀하기만 하다.

리그 극초반 레이스인 4월까지 성적이 최종 순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처지고 있는 롯데다. 최하위 롯데와 1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승차가 무려 12경기까지 벌어졌다. PS 마지노선인 5위 LG 트윈스와 롯데의 경기 승차도 7경기 차이로 벌어졌다.

물론 롯데가 연승행진으로 언제든 다시 치고나갈 수도 있다. 시즌 초반 리그 7연패로 최하위로 떨어져 있다가 4월 6일부터 기간 1위에 해당하는 승률 0.800(16승 4패)의 성적을 올리며 리그 3위까지 뛰어오른 삼성 라이온즈가 바로 그런 사례다.

롯데 자이언츠에겐 이제 질주가 필요하다. 사진=천정환 기자
하지만 언급한 삼성의 성적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순위 상승의 기준점으로 꼽는 최소 6할 이상, 혹은 7할 이상의 기간 승률을 올려야만 저런 드라마틱한 순위 상승의 사례가 나타난다. 롯데가 30일 승리로 3연패를 끊은 이후 5월 승률 7할 이상의 ‘미친 질주’를 해야만 당장 중위권 진입 등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롯데는 베테랑 선수들의 부진, 부상자 발생을 비롯해 팀 전체적인 전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거기다 만약 롯데가 조기에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팀의 자신감과 기세의 측면에서도 질주하는 다른 팀과 레이스에서 뒤처질 수 있다. 최하위라는 순위가 고착화 될 위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KBO리그 시즌 초반 판도를 보여주는 4월까지의 성적에서 역대 최하위에 머문 사례 가운데 시즌 최종일 상위권으로 진입한 사례는 흔치 않다.

당장 지난해의 경우 4월까지 9위에 그치고 5월까지도 부진했던 KT위즈가 6월 이후 매직을 선보이며 최종 2위에 오른 사례가 바로 그 예외적인 경우다. 하지만 4월 최하위였던 한화는 결국 시즌 최종일 성적에서도 1.5경기 차로 간신히 최하위를 면한 9위에 그쳤다.

2022년도 마찬가지였다. 4월 최하위에 머무르며 부진했던 NC 다이노스는 그해 5월 11일 전격적으로 이동욱 전 감독을 경질한 이후 강인권 감독 대행 체제서 눈부신 반등을 했지만 최종 순위는 6위에 머물렀다. 2022년 4월 8위였던 삼성은 7위로 한 단계 순위를 올리는데 그쳤고, 9위였던 한화는 시즌 최종 성적이 오히려 10위로 떨어졌다.

팀 당 소화한 경기 숫자가 23~24경기로 매우 적었던 2021년 4월에도 마찬가지로 10위였던 한화는 최종 순위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1년 4월 당시까지 8위였던 롯데는 최종 순위에서도 결국 극적인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8위에 그쳤다.

김태형 롯데 감독의 지도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만큼 4월부터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매우 부진할 경우, 남은 시즌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강철 감독 체제서 눈부신 뒷심을 보여주고 있는 KT가 ‘돌연변이’와 같은 특별한 사례다.

현실적으로 이제 롯데에게도 일종의 ‘기적’이 필요하다. 롯데의 4월 마무리 현재 성적은 앞서 언급한 최하위권 팀들의 실패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확률적인 측면에서 그들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선 KT가 지난해 보여준 기적 같은 수준의 선전이나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는 현재 삼성의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이 절실하다.

혹은 김태형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잡고 보여줬던 끈끈한 뒷심과 저력으로 보여준 돌풍이 롯데에서도 다시 재현될 필요가 있단 뜻이다. 물론 현재 롯데가 처해있는 고난은 단순히 감독의 지도력이나 일부 전력 부족 등의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어려움에 빠진 형국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어떤 단기적인 원인 분석이나, 형식적인 변화의 의지 같은 것들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당장의 승리들로 팀을 얼른 회복 시키는 게 더 중요한 상황까지 몰렸다. 만약 롯데가 빠른 시기에 수렁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이 잔인한 봄은, 역대 많은 4월 하위권 팀들이 그랬듯이 더 참혹한 여름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롯데의 2024시즌 실패를 의미한다.

롯데가 반드시, 그리고 빠른 시일내로 반등에 성공해야 하는 이유는 이처럼 더는 패배와 실패가 용납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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