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체포해 달라"는 대학들…미국 캠퍼스 시위 확산의 이면은?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4. 29. 14: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온더스팟] 김범주 뉴욕특파원

가자전쟁에 반대하는 대학 캠퍼스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찰과 학생들의 몸싸움이 이어지면서 시위는 점점 더 격렬해지는 양상입니다. 미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이번 시위 사태, 왜 일어났고 어디까지 번질지 <온더스팟>에서 김범주 뉴욕 특파원과 알아봅니다.

들불처럼 번지는 대학 시위, 어디까지 번지나

Q. 미국 대학 캠퍼스 시위가 지금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군요.

A. 지난 17일에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에서 시위가 시작됐습니다. 주장은, 즉각적으로 (가자전쟁) 휴전을 하자, 그다음에 혹시 대학 기금을 대학들이 많이 운용하는데 이 기금들 중에 이번 전쟁에서 돈을 벌고 있는 기업에 혹시 투자하고 있는 게 있느냐, 있으면 그 돈을 빼달라라는 게 시위대의 주된 요구였는데, 그다음날, 18일에 바로 경찰이 들어왔습니다.


대학 당국이 불법 침입으로 학생들을 체포해 달라고 해서 107명이 그 자리에서 체포가 됐고요. 또 학교 측이 일부 학생한테는 정학 처분을 내렸는데, 여기서 끝나지가 않고 그다음날 더 많은 학생들이 시위를 하러 나왔고요. 또 그다음에 다른 대학들까지 퍼져나갔습니다.

주말 사이에 서쪽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UC버클리나 USC나 이런 데까지 퍼지면서 사실 동쪽에서 서쪽까지 유명한 대학들 상당수에서 이 시위가 커졌는데, 학교 당국은 경찰 불러서 체포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점점 가면 갈수록 학생들이 불어나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되고 있습니다.


시위 갑자기 커진 배경은...

Q. 캠퍼스에 경찰 투입을 요청하고, 대학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작년에 저도 보도했었는데, 하버드대 총장,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같은 사람들이 의회에 불려 나갔죠. 거기서 공화당 의원들한테 집중적으로 공격을 당했습니다. 학교에서 지금 전쟁 관련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반유대주의 시위 아니냐라고 물었는데, 하버드대 총장이 거기서 "따져봐야 된다"라는 얘기를 했거든요.
엘리즈 스테파닉ㅣ뉴욕주 상원의원, 공화당
총장님. 하버드대학에서 유대인 집단학살을 촉구하는 것이 '괴롭힘 금지' 학칙을 위반하는 것입니까 아닙니까? 예, 아니오로 답하세요.

클로딘 게이ㅣ당시 하버드대학 총장
위반일 수 있습니다. 맥락을 따져서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공격을 당했습니다. 뭘 따져보냐 이런 공격을 많이 당하면서, 그때 또 거액 기부자들 중에 유대인들이 많은데 유대인들이 그러면 내가 돈을 여기서 빼겠다, 기부를 하지 않겠다 이렇게 나오면서 재정적으로도 힘들어지고요. 하버드대 총장 논문이 어떻다 이런 식의 개인적인 공격까지 들어가면서 결국 하버드대 총장이 물러나는 일이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시작이 된 컬럼비아대에서 역시 거액 기부자인 유대인들이 일부 (지원) 철회를 하겠다라는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어서 학교에서 먼저 조심한 게 아닌가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볼 때는 이해가 안 간다는 거죠. 지금 시위를 하러 나오는 사람들이 크게 두 부류가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지금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인식이 기존 세대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상당히 친팔레스타인, 그러니까 이게 부당하다는 쪽의 여론이 상당히 올라오고 있거든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30살 이하 젊은층에서 이스라엘에 더 동정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응답이 14%인데, 팔레스타인에 더 동정심이 있다는 응답이 33%입니다. 그러니까 2배가 넘죠.


이스라엘 지원을 반대한다는 응답도 45%나 되고요. 찬성한다는 응답은 16%밖에 안 됩니다. 이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일단 시위에 나왔던 거고요.


학교에서 체포한 이후에 더 커진 이유는, 아니 이런 말도 못하게 하느냐 동조 시위를 나온 사람들도 상당히 많고요.
크리스토퍼 브라운ㅣ컬럼비아대 교수
2024년 4월 18일 목요일은 컬럼비아 역사상 부끄러운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정도의 얘기도 못하게 하는 것이 과연 학교냐, 그러니까 정학 취소하고 모든 조치를 취소해라, 이걸 대학 교수들이 나와서 얘기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바이든

Q.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입장에서는 이번 시위가 참 난처한 일일 것 같아요?
A. 일이 딱 터지기 시작할 때 지난 일요일날 상황에서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한테 물어봤어요. 이걸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어봤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거기에서 '반유대주의 시위를 규탄한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단 말이에요.
조 바이든ㅣ미국 대통령 (4월 22일)
저는 반유대주의 시위를 규탄하고 이 시위에 대응할 계획을 마련해 놨습니다.

근데 그러다가 약간 분위기가 이상해지니까 백악관에서 또 기자들이 질문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대답하지 않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그만큼 본인이 곤란하다라는 얘기가 될 텐데, 자기 지지층들끼리 지금 싸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유대인 상황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아요. 미국의 유대인이 한 800만 명 정도 있는 걸로 추산이 됩니다. 정통 유대인 가정이 한 580만 명 되고, 한쪽 부모가 유대인인데 유대인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한 280만 명 이상 되는 걸로 추정됩니다. 제가 있는 뉴욕 뉴저지 지역에 200만 명 이상이 살고 있어요.

미국 국민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데, 이 유대인의 70%가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찍었습니다. 그만큼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세력이거든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