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떠난 뒤 뒤늦게 한국인 선임? 김상식 감독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 ‘초읽기’
박항서 감독이 쌓아놓은 베트남 축구의 위상이 필립 트루시에 감독 아래에서 흔들리고 있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 베트남축구협회가 한국인 지도자 김상식 전 전북 현대 감독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를 이끈 김 감독이 박항서 전 감독의 길을 따라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트남 축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29일 “김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이끄는 방향으로 큰 틀에서 합의를 마쳤다”며 “세부 사항만 조율하면 다음달 초 공식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전해진다.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박항서 전 감독은 지난 5년 동안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 2018년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베트남은 지난해 2월 전 일본대표팀 감독인 트루시에 전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은 뒤 주춤하고 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지난달 26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F조 4차전에서 0-3으로 대패하자 트루시에 경질을 선택했다.
이번 2차 예선에서는 각 조 상위 2개 팀이 다음 단계에 오른다. 베트남은 F조 2위(승점 7) 인도네시아에 승점 4 뒤진 3위(승점 3)에 머물고 있다. 이대로 끝나면 베트남 축구계가 염원하는 월드컵 무대 출전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국내 축구계 관계자는 “한국 지도자들은 시간과 권한이 주어지면 팀을 잘 만들 수 있는 자세를 갖췄다”며 “동남아에서 한국 지도자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상식 감독은 15년 동안 전북에 선수와 지도자로 몸담았다. 2009년 전북에 선수로 입단한 김상식 감독은 2013년 플레잉 코치, 2014∼2020년 수석코치를 거쳐 2021년 조제 모라이스 전 감독의 후임으로 전북 사령탑에 올랐다.
데뷔 첫 해 K리그1 우승, 2022년 대한축구협회 FA컵(코리아컵)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 등 성과를 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초반 크게 고전한 끝에 첫 10경기에서 강등권인 10위(3승 1무 6패)까지 떨어졌고, 결국 지난해 5월 자진해서 그만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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