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단 막는 자전거... 인천 아파트 화재 대피·진화 방해 우려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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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났을 때 비상 계단에 쌓여 있는 짐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할까 봐 걱정됩니다.”
28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 한 아파트.
계단은 자전거를 비롯해 휴대용 쇼핑카트 등 개인 짐들로 가득차 이곳을 지나기 조차 불편하다.
층과 층 사이 공간에도 자전거가 여러 대 덩그러니 놓여 있고, 소화전 앞 계단에 놓인 택배 상자들은 통행을 가로막는다. 자전거만 세워져 있어도 비좁은데 계단 앞에 다른 짐까지 있으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더 좁아진다.
같은 날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곳 아파트들은 40층 이상의 비교적 고층 아파트라, 비상시가 아닌 평소에는 계단을 이용할 리 없어 일부 주민들은 계단실을 개인 창고와 같이 사용한다.
자전거는 물론, 전기 스쿠터, 화분, 택배, 우산꽂이 등이 가득하다.
불이 났을 때 비상 대피로로 사용하는 아파트 계단 곳곳에 자전거 등 개인 물품을 쌓아놔 대피, 화재 진화 시 불편이 우려된다.
28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시설법에 근거해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1차례 적발될 때마다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하며, 적발 횟수가 늘 때마다 과태료는 늘어난다.
이처럼 계단 물건 적치를 법으로 금지하는 이유는 대피하거나 불을 끌 때 방해가 돼서다.
불이 나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대신 계단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쌓아둔 물건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좁아져 대피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기로 인해 시야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게 되면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소방대원들이 소방호스나 장비를 들고 진입할 때도 장애물이 있으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인천 소방대원 A씨는 “연기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데 묶어 놓지 않은 자전거 바퀴에 걸려서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안 그래도 긴박한 상황인데 복도나 계단에 쌓아놓은 짐 때문에 빨리 움직일 수가 없어 아찔했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장애물로 인해 화재 대피가 어려울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시민 대상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불이 났을 때 5~10분 안으로 밖으로 나가지 못하면 연기 등으로 인해 대피가 불가능하다”며 “이 시간을 넘길수록 인명 피해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리사무소에서 방송이나 안내문을 통해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며 “정부, 지자체에서도 시민들에게 직접 와닿을 수 있는 방식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아파트 등에 나가 단속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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