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92년 4월29일, 미국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잊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던 흑인들이 백인 대신 평소 불만을 품었던 한인들에게 쳐들어와 한인 사회 전체가 큰 피해를 입었다.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백인 경찰관 4명이 무죄 평결을 받자 인종차별이라고 판단해 분노한 흑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폭력과 방화, 약탈, 살인을 자행한 것이다.
이 폭동으로 55명이 사망했고 2300여명이 다쳤다. 피해액은 총 7억2000만달러(한화 9100억원)에 달했다.
발단은 음주운전을 했던 로드니 킹 사건이었다. 로드니 킹은 LA 210번 고속도로에서 마약과 음주 상태로 과속 주행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차에서 내리라는 경찰의 명령에 강하게 저항하는 로드니 킹을 위협적으로 본 경찰의 구타가 시작됐다. 당시 로드니 킹이 강도, 폭행, 절도 전과로 가석방된 상태에서 또다시 범죄를 저지른 것이었고, 극렬한 저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로드니킹을 구타하는 경찰의 영상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고 경찰 과잉진압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법원이 배심원단을 전원 백인으로 채우고, 이 재판에서 경찰관 4명 중 3명이 무죄판결을 받자 흑인들이 분노해 시위가 시작됐다. 처음은 시위였지만 이내 폭동으로 바뀌었다.
다만 이 와중에 인명피해는 없었다. 한인들이 스스로를 보호하려 자율적으로 꾸린 '자경단' 활동 덕분이다. 한국 남성들이 대부분 군필자인 덕분에 총기 사용에 능했다는 것이 이점이 됐다.
그러나 이 폭동을 계기로 한인 사회와 흑인 사회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자성의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2000년 흑인사회 지도자인 애그니스 페이 콜맨 목사가 나서 "한인 형제들이여, 허락해준다면 LA폭동으로 상처입은 한인 커뮤니티에 사과하고 싶습니다"며 공식 사과한 것이 대표적이다.
LA시 당국에서도 시 차원에서 한인 사회와 흑인 사회의 협력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때 코리아타운 중앙에 미국 자금으로 설립된 공립학교가 들어섰다고 한다.
이후 한인끼리만 뭉쳐살던 한인 커뮤니티도 외부와의 소통 강화에 나서게 됐다. 영주권 뿐만 아니라 미국 국적(시민권)을 취득해 미국인으로서 권리를 얻는 한편, 타 커뮤니티와도 대화에 나선 것이다.
2020년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앤디 김(민주·뉴저지),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미셸 박 스틸(공화·캘리포니아),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등 한국계 의원 4명이 동시에 탄생했고, 이들은 2022년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연방의회 선거에 출마하는 한인 후보는 총 9명으로, 역대 최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유영재와 소송' 선우은숙 "난 찬밥이었나봐요" - 머니투데이
- 이찬원 "연예인에게 대시 받아"…신동엽 "○○○ 대신 사과" - 머니투데이
- '율희와 이혼' 최민환, 집에 아이들 사진이 없다…이유는 전처? - 머니투데이
- "네 몸 육덕져, 만지고 싶었다"…사촌동생 강제추행 한 목사 - 머니투데이
- 문희준, 13살 연하 ♥소율 결혼 비화…"연애 일주일만에 청혼받아" - 머니투데이
- 송중기 "♥케이티와 애칭 '여보'…발음 아름답다고 아내가 골라" - 머니투데이
- 북한, ICBM 도발 2달만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 머니투데이
- 가수 JK 김동욱, 윤 대통령 지지율 40%에 "자유민주주의자의 염원" - 머니투데이
- 이경규가 노인? 65세에도 왕성한 활동…"노인연령 5세 높여야" - 머니투데이
- 의사도 "외래 보기 겁난다"…독감 역대급 유행에 꽉 찬 병실 '초긴장'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