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후 청혼… 스파이더맨 복장 질주… 엄마와 달린 딸
2만여 명이 달리면서 서울 도심 풍경을 다채롭게 즐겼다. 2024 서울하프마라톤(조선일보사·서울특별시·서울특별시체육회 공동 주최)은 시민들이 어우러져 즐기는 봄날 축제였다.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는 출발 시간(오전 8시) 훨씬 전부터 몸을 풀면서 이 마라톤 축제를 기다리는 러너들로 가득 찼다. 미세 먼지가 적은 맑은 하늘 아래 기온은 오전에 17도를 넘어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참가자들은 그룹별(하프는 A~D, 10km는 A~E)로 출발선을 통과해 하프마라톤(21.0975km)은 상암 월드컵공원 평화광장까지, 10km 부문은 여의도공원까지 햇살을 받으며 달렸다. 거리 곳곳에서 어쿠스틱 밴드와 버스킹 공연 팀들이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흥을 더했다. 출발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홍준호 조선일보사 발행인 등이 단상에 올라 참가자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오 시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km 부문을 완주했다. 기록은 1시간5분52초. 작년(1시간7분23초)보다 1분 이상 단축했다. 당초 감기 몸살 증상이 있어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날씨가 참 좋다”면서 구름처럼 모인 시민들을 보곤 의욕을 끌어냈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에 꽉찬 2만 시민들을 보니 힘이 났다”며 “감기약 먹고 달렸다”고 했다. “마포대교 위를 달리며 한강 바람을 맞으니 너무나 상쾌했다”며 “서울 시내 최고 코스”라고 했다. UFC(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김동현 등 넷플릭스 인기 예능 ‘피지컬:100′ 출연자들과 마라톤 대회 단골 가수 션 등도 참가했다. 할아버지와 손자, 엄마와 딸, 부부와 형제자매 등 마라톤을 통해 가족 간 우애를 다지는 참가자도 많았다.
경기 화성시에 사는 직장인 안현우(28)씨는 ‘수민아 결혼하자’ ‘완주 후 청혼 예정’ 문구를 새겨 넣은 티셔츠를 입고, 꽃다발과 반지를 담은 쇼핑백을 든 채 10km를 달렸다. 42분대 상위권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그곳에서 기다리던 여자친구 이수민(26)씨에게 무릎 꿇고 “나와 결혼해줄래?”라며 청혼했다. 이씨는 “그래”라고 응답했다. 예비 신부와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7년 열애 끝 백년가약을 맺게 된 안씨는 “회사에서 맡은 일에 대한 중압감으로 힘들었는데, 이 시기를 극복하게 해준 게 바로 달리기”라며 “달리는 동안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1년째 하고 있는 소중한 달리기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이렇게 청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복싱선수 출신으로 헬스장을 운영하는 김현우(34)씨는 스파이더맨 복장으로 아내 박지향(33)씨와 함께 10km를 완주했다. 김씨는 작년엔 수퍼맨 복장,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 캐릭터 ‘에이스’ 복장 등 다양한 분장을 하고 여러 대회에 나서 달렸다고 한다. 매일 아침 10km를 뛰는 김씨는 “남자라면 한때 모두 수퍼 히어로를 꿈꿨을 것”이라며 “다음 달엔 헬스장 회원들과 함께 소아암 환우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고 했다.
지난해 춘천마라톤에 이어 이번 서울하프마라톤에서도 환경 보호를 위해 하프마라톤과 10km 도착지에서 일회용 종이컵 대신 플라스틱 다회용컵을 사용해 참가자들에게 음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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