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에 살 수 있다?"…화성·수원 갭투자 '시동'
'전세 낀 매매'가 는다
GTX·반도체 단지 호재
중소형 위주로 수요 몰려
화성 병점 전용 59㎡
수천만원에 투자 가능
서울은 초기부담 높아
갭투자 비중 오히려 줄어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전셋값 강세가 지속되면서 경기 화성과 수원, 충남 천안 등 수도권 남부와 충청도 일대에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투자 방식)가 고개를 들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개발 호재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수억원에 이르는 서울은 전세가가 49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는데도 갭투자 비중이 오히려 줄었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하 지연, 재건축 완화와 같은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 변수가 많아 전세와 관련한 투자 수요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화성·수원 전세 끼고 매매 활발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갭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진 지역은 경기 화성(52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경남 김해(38건), 경기 수원 영통구(36건), 충남 천안 서북구(36건), 인천 서구(34건) 순이었다. 아실은 최근 3개월간 아파트를 매매한 뒤 직접 거주하지 않고 전·월세 계약을 맺으면 갭투자로 본다.
지난달 11일 화성 병점동 ‘느치미마을주공 2단지’ 전용면적 59㎡는 2억9800만원에 매매됐다. 1주일 뒤 2억6829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는 약 3000만원에 불과했다. 화성 기산동 ‘신동탄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2월 3억4600만원에 거래된 뒤 같은 날 3억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수원에서도 갭투자로 추정되는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2월 팔린 수원 영통구 영통동 ‘영통에듀파크’ 전용 73㎡의 매매가는 5억6200만원이었다. 같은 달 4억9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6700만원에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화성과 수원 모두 GTX 수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수원은 GTX-C노선이 정차할 예정이고, 화성은 올초 발표한 C노선 연장안에 포함됐다. 갭투자가 많이 발생한 천안과 인천 서구도 각각 C노선과 D노선 개통이 계획돼 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어 수요자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경기·인천 등과 지방은 초기 투자 금액이 서울에 비해 적게 든다”면서도 “개발 호재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고 집값을 과도하게 끌어올릴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세가율 40%대 서울은 ‘잠잠’
서울은 전세가가 49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는데도 올해 들어 갭투자 비중이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 1월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 4643건 중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1%(555건)로 집계됐다. 이후 2월에는 7%, 3월엔 4%를 기록했다.
전셋값은 강세를 보이지만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40%대에 불과한 탓에 현금이 많이 필요해 갭투자가 활성화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통상 전세가율이 높으면 매매가와 전셋값 간 차이가 줄어 갭투자 수요가 증가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47.52%다. 1년 전(47.05%)과 큰 차이가 없다.
2019년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1월부터 50%대를 보이다가 같은 해 12월 49.96%로 떨어졌다. 이후 49%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0년 11월 다시 50.46%로 회복하며 2021년까지도 50%대의 전세가율을 나타냈다. 권 팀장은 “전세가율이 40%대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2019년과 2020년보다는 전셋값이 낮아 갭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기엔 어려운 시기”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갭투자 수요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하고 집값 관망세가 지속되다 보니 일부 호재 지역을 제외하면 투자할 유인이 약하다는 얘기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한때 전국 전세가율은 70%대까지 치솟아 집값의 30%만 있으면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구조였다”며 “하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는 평균 5억원을 가지고 있어야 갭투자가 가능할 정도로 자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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