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계적 리스크관리로 회복탄력성 강화"

아드리아노 란질로토 FM 글로벌 고객 교육 담당 부사장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빚어진 공급망 리스크,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기후 리스크 발생 빈도와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며, 국내 제조업계 의사결정권자 사이에서 '효과적 리스크 관리'와 '비즈니스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엔지니어링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재물보험사 'FM Global(FM 글로벌)'이 제공하는 손실 예방·경감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재물 손실을 예방하고 손실이 발생했을 때도 효과적인 손실 경감 활동을 벌여 기업의 사업 운영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FM 글로벌의 핵심 가치를 '아드리아노 란질로토(Adriano Lanzilotto)' 고객 교육 담당 부사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란질로토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 FM 글로벌은 어떤 회사인가.

▷ FM 글로벌은 과학적 연구 능력과 엔지니어링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고객사의 재물 리스크 관리와 회복탄력성 강화에 전념하는 상호 보험사다. 1835년 방직공장 소유주의 공장공제조합으로 시작해,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2세기에 가까운 기간에 재물보험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FM 글로벌은 시설 건축부터 공급망 리스크 관리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손실 경감 컨설팅 서비스와 함께 글로벌 수준의 고객 교육, 리소스, 지식을 제공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50년 이상 영업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22년 하반기 금융위원회에서 본허가를 획득했다. '재물 손실의 대부분은 예방할 수 있다'는 비전 아래 포천 500대 기업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기업 고객과 함께하고 있다.

저는 고객 교육 및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서 손실 예방과 리스크 관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FM 글로벌 교육센터에서 고객에게 최적의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0년 FM 글로벌에 입사한 이래 다양한 직책을 거쳐, 최근까지 영국 런던 지역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부사장이자 클라이언트 서비스 매니저로 근무했다. 이전에는 영국과 중동 지역 소재 다국적 대기업과 상업 기업을 대상으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을 총괄했다.

'FM 글로벌 리서치 캠퍼스'에서의 화재 실험

- FM 글로벌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인 '회복탄력성'은 무엇인가.

▷ 회복탄력성은 기업이 비즈니스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큰 위기에 대응할 능력을 갖춰 리스크 발생 시에도 지속가능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을 말한다. 회복탄력성은 홍수, 화재와 같이 과거부터 오랫동안 사업 운영에 악영향을 끼친 리스크뿐만 아니라 최근 대두되는 공급망 위기, 사이버 위협 같은 위험 요소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필수 역량이다.

FM 글로벌은 고객사들이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데 큰 가치를 두는 사내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높은 수준의 회복탄력성을 갖춘 기업은 리스크 발생 시에도 이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지 않아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앞으로 투자하고자 결정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대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 회복탄력성을 제고할 수 있는 도구나 솔루션은.

▷ FM 글로벌의 '종합 재무적 손실 모델링'이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의 리스크 관리 담당자는 이를 통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가 기업 가치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 해당 모델링은 기업 평판 같은 정성적 요소 등 손실을 야기하는 모든 데이터를 고려해 기업 가치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다. 특히 기후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분야를 선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다량의 데이터를 해당 모델링에 접목해 미래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장 용지를 선정하는 데 활용한다면 회복탄력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MyRisk 관리자 대시보드 제공 서비스'를 통해서도 고객사가 리스크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고객사는 이를 통해 리스크 개선 계획 수립, 계획 내 실행안에 대한 우선순위 선정 등을 진행할 수 있다. 특정 사업장에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분석한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고, 대화형 지도를 통해 리스크 노출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비상 상황에 대비 가능하다. 비즈니스를 운영할 때 참고해야 하는 각 지역의 보험정책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고, 손실을 즉각적으로 보고할 수 있다.

- 200년간 축적된 데이터와 엔지니어링의 전문성은 어느 정도인가.

▷ FM 글로벌은 1900명 이상의 엔지니어와 함께하고 있다. FM 글로벌 엔지니어들은 매년 전 세계 고객사의 사업장에 직접 연 10만회가량 방문해 예측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현장에 방문해 사업장별로 리스크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약 700개 데이터 포인트를 선정해 총 7000만개가량의 개별 자료를 모으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전문성을 갖춘 엔지니어가 직접 수집하기 때문에 기존 보험계리 모델에서 모으는 데이터보다 더욱 정확하다. 고객사의 리스크 관리 담당자들이 홍수로 인한 리스크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도록 '글로벌 홍수 지도'도 개발해 제공한다. 이 지도는 FM 글로벌 소속 엔지니어가 직접 수집한 데이터와 NASA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고객사 담당자들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100년에 한 번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위치의 고위험 사업장과 500년에 한 번 홍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위치의 중위험 사업장을 식별해 사업장 위치 선정에 활용할 수 있다.

- 자체 운영 중인 연구기관이 있다고 하던데.

▷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서 'FM 글로벌 리서치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과 사고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 운용 가능한 해결책을 연구해 기업이 자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전문성을 갖춘 과학자, 엔지니어, 기술자로 구성된 팀이 리스크에 대한 시뮬레이션 및 실험을 통해 사고 발생 전 기업이 안전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합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리서치 캠퍼스는 화재 원인과 화재 발생 시 유의해야 하는 사항을 조사하는 '방재 기술 연구실', 자연재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시설을 파악하고, 기업이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방법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연재해 연구실', 전기 관련 장비를 테스트해 정상 작동 및 고장 상태에서 화재·폭발 등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전기 위험 연구실', 소방 시스템을 그대로 구현해 스프링클러, 밸브 등 소방장비가 다양한 조건에서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유압 연구실'과 같이 크게 네 가지 실험실 구성을 갖추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FM 글로벌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FM 글로벌 센터는 당사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최초로 설립한 고객 중심 체험형 리스크 매니지먼트 시설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회복탄력성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해당 시설에서는 소방시스템, 화재, 전기 설비, 창고, 홍수 및 태풍, 보일러 등 재물 손실 사례와 효과적인 방재 방법을 고객에게 소개해 회복탄력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FM 글로벌 센터'

- FM 글로벌 교육센터를 소개하면.

▷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최첨단 교육시설인 'FM 글로벌 교육센터'는 FM 글로벌의 고객사와 임직원을 대상으로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능동학습강의실' '커넥티드 강의실' '커뮤니티 공간'을 비롯해 체험형 연구실인 '심 존'으로 구성됐다.

FM 글로벌 소속 전문가가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고객사와 임직원은 이곳에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적합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능동학습강의실에서는 수강생이 교육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 교육생은 각 강의실에서 교육 담당자와 소통하며 리스크 관리 업무에 활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얻는다. 커넥티드 강의실에서는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FM 글로벌 소속 전문가에게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심 존에 마련된 12개 시뮬레이션 교육 공간에서는 화재, 자연재해, 장비 고장 같은 리스크 발생 상황에서 리스크를 식별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 현시점에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리스크는 무엇이고,

이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인가.

▷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기업 또한 기후위기 같은 글로벌 수준의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이 지난해 리스크 전문가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리스크 인식 조사(GRPS)에 따르면 응답자 중 3분의 2가 이상기후를 올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유엔환경계획 또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환경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온은 1912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6도 오르며 전 세계 연평균 기온 상승폭(1.09도)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부터 기후 리스크에 대비하고, 이로 인한 피해를 경감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장기적으로 기업에 이익이 될 수 있다.

- 최근 한국 기업이 공급망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다면.

▷ 코로나19로 인한 운송 및 물류 관련 리스크는 공급망 문제가 기업 비즈니스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줬다. 기상이변이 발생하는 빈도와 심각성이 커지면서 향후 공급망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높아짐에 따라 특정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함으로써 발생하는 리스크를 이해하는 것이 이 같은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데 핵심이 됐다.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많은 기업이 자재 공급이 중단될 경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최신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해당 계획에는 별도 공급업체 또는 공급망을 확보하거나, 강도 높은 리스크가 발생하는 시기에 대비해 재고를 비축 또는 그 수준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다. 공급망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면밀히 사전에 데이터화 해둬야 한다. 즉 공급업체가 운영하는 사업장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리스크에 취약한 요소를 식별할 수 있는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핵심 공급업체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다면 해당 지역이 홍수, 지진 같은 리스크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FM 글로벌이 매년 발표하는 '회복탄력성 지수'가 공급망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이해하고, 이를 개선하는 데 유용한 인사이트와 지표를 제공할 수 있다. 해당 지수는 자연재해, 화재, 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요소를 평가해 각 지역과 국가의 회복탄력성을 평가한다. 기업은 회복탄력성 지수를 활용해 회복탄력성이 높은 지역 또는 국가를 식별함으로써 공급망 중단 가능성이 낮은 지역을 파악하고, 공급망을 운영하는 데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회복탄력성 지수는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공급망 네트워크의 취약점을 평가하고,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 한국 제조업 시장에서도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한국 제조업계에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회복탄력성은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이 필수로 갖춰야 할 가치로 자리 잡았으며, 전 세계 트렌드이기도 하다. 리스크 관리가 곧 비즈니스 성공으로 이어지는 핵심 과정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FM 글로벌은 기업이 직면하는 다양한 종류의 리스크를 식별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기업이 회복탄력성을 갖춰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축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 제조 기업들이 회복탄력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문지식과 데이터 기반 도구를 활용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리스크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데 FM 글로벌이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기업이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해 회복탄력성을 갖춘 내일을 위해 동행하겠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