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과·알·세]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 산실… 소재·장비 성능평가 `한곳서`

이준기 2024. 4. 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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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나노종합기술원 팹 센터를 가다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도입
설립20주년… "일괄라인 완성할것"
대전 유성구 KAIST 내 나노종합기술원에 구축된 1층 팹 시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장비를 도입해 국내 반도체 소재와 장비 국산화를 위한 성능평가를 지원한다.
나노종합기술원에 구축된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장비를 통해 성능 평가를 받은 40나노 노광 웨이퍼 모습.
대전 KAIST 내 나노종합기술원의 팹에 구축된 반도체 관련 장비들.

지난 25일 대전 유성구 KAIST 내 나노종합기술원. 1층 팹(Fab)에서는 방진복 차림의 엔지니어들이 커다란 장비 옆에서 전자현미경을 통해 반도체 소재 성능을 평가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1층과 2층에 걸친 5000㎡ 규모의 반도체 클린룸에는 8인치와 12인치 테스트베드, 멤스(MEMS) 센서 등의 팹 시설이 구축돼 반도체, 센서 등의 성능평가와 양산평가가 이뤄지고 있었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도입된 12인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테스트베드 장비가 1층 팹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나노종합기술원은 국내 반도체 소재와 장비 기업의 국산화를 지원하기 위해 450억원을 투입해 12인치 반도체 소부장 테스트베드 장비를 도입, 202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12인치 테스트베드 장비 중 가장 메인은 'ArF(불화아르곤) 이머전 스캐너' 장비다. 자그마치 장비 가격만 1000억원이 넘는다. 반도체 업계의 '슈퍼갑'인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하는 반도체 핵심 장비 중 하나다. 나노종합기술원이 도입한 이머전 스캐너 장비는 삼성전자가 사용하던 것을 수리·개선 작업(리퍼비스)을 거쳐 200억원에 구입한 중고 장비다.

조주형 나노종기원 기획예산실장은 "이머전 스캐너 장비는 40나노 노광과 식각공정을 토대로 20나노 미세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며 "SK머티리얼즈, 동진세미켐 등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이 개발한 감광제(포토레지스트)를 포함한 반도체 소재의 성능 평가에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머전 스캐너 장비는 트랙 장비 등 5∼6개의 장비와 연결돼서 작동한다. 이 장비를 통해 성능을 인정받은 반도체 소재는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뿐 아니라 해외 반도체 기업의 양산 테스트를 걸쳐 반도체 생산 공정에 쓰이게 된다.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장비는 2021년 구축 이후 지난해 말까지 86개 기업을 대상으로 소재 2919건, 부품장비 1619건, 패턴웨이퍼 1094건, 공정개발 669건 등 총 6300여 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반도체 소부장 관련 기업뿐 아니라 대학, 연구기관 등의 의뢰를 받아 기술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동안 12인치 테스트베드 장비를 통해 성능평가를 받아 국내 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한 반도체 증착공정 모니터링 시스템과 화학기상증착장비, 12인치 감광제 등은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한 양산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양산 평가 결과에 따라 실제 반도체 양산에 투입될 전망이다.

임성규 나노종기원 나노융합기술서비스본부장은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장비가 더 완성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추가 장비 도입이 필수적"이라며 "처음 구축 당시 10대였던 장비가 14대로 늘었는데, 앞으로 정부 예산 확보를 통해 장비를 더 확충해 소부장 성능평가와 패턴웨이퍼 제작, 단일 공정 개발 지원 등을 위한 공공 테스트베드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은 나노종기원은 단위공정에 머물러 있는 반도체 소부장 테스트베드 양산 시스템을 고도화해 제품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등 일괄 라인으로 단계적으로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반도체 소자 미세화를 위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는 12인치 첨단패키징 R&D 라인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테스트 전문기업(OSAT), 팹리스, 연구자 등의 개방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흥수 나노종합기술원장은 "설립 20주년을 계기로 미국 뉴욕의 반도체 공공팹 인프라 기관인 크리에이츠(Crestes)와 협력해 반도체 소부장 성능 및 실증 평가를 위한 기초원천·상용화 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며 "앞으로 일본, 유럽 등의 반도체 공공 팹과의 글로벌 협력을 추진해 '인프라 서비스 프로바이더'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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