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반도체 `초격차` 동맹 무한확장

장우진 2024. 4. 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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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ZEISS 현장방문
파운드리·메모리 협력안 논의
초미세공정 주도권 강화 포석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과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룹 최고경영자(CEO)가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왼쪽 세 번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 등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와 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를 방문해 자이스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후 자이스 경영진과 인사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그룹 최고경영자(CEO).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협업과 공급망 확보 등을 위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장은 그 동안 보여준 글로벌 인맥과의 미래사업 협업을 넘어 K-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벨류체인 구축의 가교 역할까지 직접 맡았다.

◇유럽 출장서 AI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 CEO(최고경영자) 등 경영진과 양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이 회장의 방문에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이 동행했다.

또 자이스의 주요 거래처인 네델란드 반도체 제조 장비사인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신임 CEO도 이번 이 회장 방문 자리에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했다. 또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으로, ASML의 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개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이번 독일 방문은 EUV 다음 레벨의 장비 개발에 삼성도 참여하는 등 초미세공정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연내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10억분의 1m)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길에서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반도체 등 관련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 동시에 유럽시장을 점검하고,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밑거름 된 이재용의 글로벌 인맥=이 회장은 전 세계 IT 인맥과의 돈독한 관계를 밑거름으로 AI 반도체 등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5월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같은 해 12월엔 피터 베닝크 ASML CEO를 만났으며 지난 3월엔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도 면담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만남에서 AI 반도체 생산 공동 투자, 파운드리 협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0년 삼성전자가 이동통신 세계 1위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의 인연이 계약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례도 있다.

이 회장의 이러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협력사와의 공급망 구축을 단단히 가져가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이번 자이스가 국내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R&D 센터를 짓는 것도 이 연장선이다.

작년 11월에는 이 회장이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인 'LJF' 정례 교류회를 주재하며 미래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LJF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일본 내 반도체, 휴대폰, TV 등 IT업계 기업들과의 협력 체제 구축을 제안해 1993년 시작된 모임이다.

국내서는 2021년 1월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설비 반입식에 원익IPS, 솔브레인, 피에스케이, 동진쎄미켐 등 협력사 대표들을 초대하고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대규모 기술투자와 글로벌 동맹을 기반으로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 산업의 경우 경기도 평택과 미 테일러시에 추가 생산라인을 건설하면서 TSMC와의 격차를 좁혀간다는 목표다. 수율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반도체 공장에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00여개 수준인 파운드리 고객사가 2028년에 2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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