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채 상병 사건, 법과 원칙 따라 수사”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가 28일 과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오동운 신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28일 고(故)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 사건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수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첫 출근하면서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실의 개입 정황이 나왔는데, 성역 없는 수사가 가능한가’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언론을 통해 사건을 접한 정도에 불과하고, 아직 보고받은 바 없다”며 “이 부분도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수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권이 추천한 인사라는 점에서 수사 독립성을 지킬 수 있겠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국회의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됐다”며 “여권 추천인지에 상관없이 독립수사기관의 수장으로서 성실히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 언급되는 ‘채 상병 사건 특검’에 관해서는 “공수처의 장으로 임명되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 후보자는 ‘판사 출신이어서 수사 경험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유능한 수사능력을 가진 차장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공수처가 수사만 하는 것도 아니고 공소유지도 해야 하는데 제가 형사 재판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 저의 능력을 100% 헌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누구를 차장으로 임명할지는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수처의 수사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에는 “고위공직자 부패 척결을 위해 설립된 공수처가 지난 3년간 국민적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이 작게 구성돼 힘들게 수사하고 있는데, 처장이 되면 개선할 방향에 대해 국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돼 굉장히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처장이 되면 공수처가 독립수사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잡고 효능감이 있는 조직이 되도록 열심히 매진할 생각”이라며 “‘일 잘하는 공수처’, ‘수사기관으로서 제역할을 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생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1998년 부산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20년간 법관으로 근무했다. 2009년 서울고법 부패사건 전담재판부 판사를 맡았고 2010년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파견 근무를 다녀왔다. 이후 울산지법,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다가 2017년 퇴직해 법무법인 금성에 합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 후보자를 신임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공수처는 오 후보자 지명 직후부터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구성해 지원 업무에 착수했다. 준비단 단장은 이형석 기획조정관이 맡았다. 준비단은 국회·신상·언론·행정 등 4개 팀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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