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정치 얘기’ 안 하려 했는데…” 김제동, 文 평산책방서 ‘의미심장 발언’

권준영 2024. 4. 2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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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평산책방서 모습 드러낸 김제동씨 “정치 얘기 한 마디만 할게요” 돌발 발언
“국민들이 정당 놓고 싸울 게 아니라, 정당들이 국민들 놓고 싸우는 구도 만들어야”
“주인 된 국민들이 싸울 필요 없어…정치가 코미디 소재 될 수 있어야”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과 방송인 김제동씨. <디지털타임스 DB>
방송인 김제동씨. <디지털타임스 DB>

"앞으로 사회적 발언은 줄이고 웃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던 친야(親野) 성향의 방송인 김제동씨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에서 근황을 전했다. 그는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폴리테이너'(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활동하는 연예인)로 이름을 떨친 바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제동씨는 전날 오후 6시 경상남도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근황을 시민들에게 전하며 시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김제동씨는 "그냥 사람들과 웃으러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무대 아래 객석에 앉아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향해 "두 분 일어나셔서 오신 분들에게 일어나서 박수를 쳐라"고 소리쳐 시민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발간한 자신의 저서 '내 말이 그 말이에요'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사회 얘기를 그만하고 싶다"는 취지의 호소를 했던 김제동씨는 이날 발언에 특히 조심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만나서 그냥 웃는 게 얼마나 좋냐", "오늘은 웃으려고 왔다" 등의 발언을 연이어 하면서 순수한 목적의 행사 참여를 거듭 강조했다.

특히 김제동씨는 이날 "문재인 아저씨도 제발 '권력의 위로가 필요하다' 그런 말 하지 말라. 지금 잘하고 있는데 그러면 또 욕먹는다. 가슴이 벌렁거린다"는 발언을 쏟아내 좌중의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방송 활동은 안 하나. 방송에서 보고 싶다'는 관객의 질문이 나오자, 그는 "한다 가끔"이라고 답하다 이내 "그것도 끝났다"고 씁쓸한 심경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김제동씨는 "오늘 돈 한 푼도 안 받고 왔다"고 발언해 좌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수갈채가 쏟아지자 그는 "박수치지 말라. 그럼 계속 돈 안 받고 다녀야 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돈을 받고 하는 일도 있어야 하지만, 받지 않고 하는 일도 있어야 한다"며 "요즘 중, 고등학교 가서도 강연을 한다. 너무 좋다. 그 친구들은 나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나한테 '아저씨는 누구냐'고 한다. 방송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방송에 안 나오지 않냐고 한다"면서 "그렇게 애들하고 노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웃고 하는 것이 좋다. 웃음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혁명"이라며 "너도 다치지 않고 나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고 웃음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날 행사 도중 김제동씨는 "진짜 정치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한 마디만 하겠다"면서 "국민들이 정당을 놓고 싸울 것이 아니라, 정당들이 국민들을 놓고 싸우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돌직구를 꽂아 넣기도 했다. 이어 "주인 된 국민들이 싸울 필요는 없다"며 "정치가 코미디의 소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주인 된 자들의 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앞서 지난달 13일 김제동씨는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신간 '내 말이 그 말이에요'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사회적 발언은 줄이고 웃기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8년 전에는 시선이 바깥으로 향했다.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이번에는 그 시선이 조금 안쪽으로 들어왔다. 시간도 흘렀고,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다른 사람 힐링 할 여유가 없었다. 알아서들 잘 살겠죠"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정치·사회적 발언을 자주 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 김제동씨는 "저를 만나면 어떤 분들은 자꾸 응원한다는 것이다. '왜 요즘 TV에 안 나와요', '나도 알아 힘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다"면서 "그냥 노려보는 분들도 있었고, 밥 먹는데 욕하는 분들도 있고 어느 순간 늘 총선에 출마한 듯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사회 문제가 이제 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을 만나는 데 그런 게 장벽이 된다면, 제가 했던 방식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며 "안 시끄럽게 살고 싶고, 피하고 싶다. 무섭고, 두렵다"고 자신의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저에게 제일 중요한 문제는 아이들과 만나고, 경복궁에서 만난 사람들과 역사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제가 제일 잘하는 건 웃기는 일이다. 웃기는 게 너무 좋은데, 그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일이 그간 너무 많았다. 제 행동의 결과물이지만 그게 그렇다면 그런 부분들을 줄이자. 내가 진짜 좋아하는 웃기는 일을 하자. 사람 웃기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라면서 "지금 덧씌워진 걸 다 벗을 수는 없겠지만"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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