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이 소리쳤다…"이제 됐냐"

김재현 기자 2024. 4.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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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 최근 2년간 적자만 7조…'AI 붐' 타고 eSSD 시장 장악
삼성 자회사 하만, 장기간 부진하다 작년 '영업익 1조' 시대 열어…1분기도 맑음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SK하이닉스(000660)의 '아픈 손가락'이던 자회사 솔리다임이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2년간 약 조(兆) 단위 적자를 내며 실적을 갉아먹었지만, 올해부터 AI(인공지능) 훈풍과 낸드플래시 시황 회복에 따라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조 4296억 원, 2조 886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44% 늘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지난해 1분기 3조 원 이상 적자였던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로 각각 12조 1575억 원, 1조 8551억 원을 제시했다.

일등 공신은 주력이자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이지만 낸드플래시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뒷받침 덕분에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돌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eSSD'로도 불리는 기업용 SSD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이 맡고 있다. SK하이닉스가 2021년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흡수하기 위해 만든 법인이다. 솔리다임 인수에는 총 90억 달러(약 12조 원)가 투입됐다.

하지만 인수 첫해부터 부침을 겪었다. 2022년 반도체 시장이 다운턴에 접어들고 낸드 업황이 바닥을 찍으면서 솔리다임은 최근 2년간 약 7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시황이 최악이었던 지난해에는 4조 원이 넘는 순손실이 났다.

'AI 붐'이 반전을 일으켰다. 빅테크들이 AI 훈련을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업용 SSD를 너도나도 찾기 시작하면서다. 기업용 SSD는 영상·음성 등 용량이 큰 데이터를 저장·분석할 수 있고 물리적 공간을 덜 차지하며 전력도 적게 쓴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솔리다임은 현재 유일하게 QLC(쿼드러플레벨셀) 낸드를 활용한 SSD 제작 기술을 갖고 있다. 낸드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을 몇 비트(Bit)로 저장하는지에 따라 SLC(1비트), MLC(2비트), TLC(3비트), QLC(4비트) 등으로 나뉘는데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용량을 집적할 수 있다. 대용량 SSD를 원하는 빅테크들이 솔리다임의 QLC 기반 기업용 SSD에 확보를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법인인 솔리다임의 올해 실적은 내년 사업보고서 공시 때 확인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깜짝 실적을 낸 만큼 적자 폭은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낸드 공급가가 치솟는 만큼 일각에서는 2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낸드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13~18% 오를 전망이며 그중 기업용 SSD는 20~25% 인상이 점쳐진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삼성전자(005930)의 전장·오디오 사업 부문 자회사 하만도 반전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인수 7년 만인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올 1분기 실적도 순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1700억 원, 연 매출 14조 3900억 원이다. 이는 삼성전자 지난해 영업이익의 17.8%, 매출액의 5.5%에 이른다. 지난해 주력인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부진 속에서도 사상 처음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 버팀목이 됐다.

하만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주도한 첫 번째 인수합병(M&A) 회사다. 지난 2017년 80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 3400억 원)를 들여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첫해부터 부침을 겪었다. 2016년 6800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574억 원으로 급감했다.

반전은 2021년 시작됐다. 자회사 통폐합 등 체질 개선을 토대로 599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부활 시동을 걸었다. 이듬해 영업이익 8800억 원까지 끌어올리며 안정적 수익원으로 거듭났고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며 핵심 사업 반열에 올랐다.

올해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1분기 하만의 헤드셋과 카오디오 중심으로 매출이 늘면서 전년 대비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300억 원)보다 증가한 20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간 영업이익도 1조 4000억 원 수준으로 관측하고 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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